추경·정개특위·청문회…국회 일정 줄줄이 '표류'

野, 국회법 개정안 재상정 전까지 의사일정 보이콧
與, 당청 갈등 격화…오후 3시 최고위 최대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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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정국에 국회가 멈춰섰다. 국회에 장기간 계류돼 있는 민생 법안 뿐 아니라 내년 총선 전까지 끝마쳐야 하는 선거구 획정과 김현웅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등이 정쟁에 막혀 일정조차 잡히지 않고 있다.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정부·여당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어 해결점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9일 여야에 따르면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지난 26일 소위원회 회의가 불발된 이후 지금까지 향후 의사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야당이 국회법 개정안 재의결 날짜를 확정지을 때까지 모든 의사일정을 거부한다고 선언해서다. 정개특위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따라 선거구 획정 등 제도 개편을 완료, 내년 4월 치러지는 20대 총선부터 적용토록 해야 한다.그러나 지난달 29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에 중립기관인 선거구획정위원회를 만드는 내용을 담은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이후 아직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특위 관계자는 "세부 내용을 확정이 시급하다"며 "늦어도 10월까지는 획정을 끝내야 하는데 현재 국회 상황에선 기약이 없어 큰일"이라고 말했다.

법무부 장관의 공석도 장기화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4일 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국회는 임명동의안이 제출된 이후 20일 내에 심사를 마쳐야 한다. 그러나 청문회 일정은 거론조차 안 되고 있다. 야당은 김 후보자가 호남 출신인 데다 병역·재산 관련 특별한 문제점이 없다고 보고 있지만 당장 청문회 개최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23일 발표한 서민금융지원강화 방안의 후속입법도 오리무중이다. 정부·여당은 당정협의를 통해 현행 최고 34.9%인 대부업 금리를 29.9%로 5%포인트 내리는 등의 내용을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후속 입법을 위해 지난 25일 소위를 개최했으나, 박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소식이 전해지면서 결국 파행됐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과 가뭄, 그리스발 세계 경기 위축 우려 등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성이 제기됐던 추가경정예산 편성 논의도 주춤한 상황이다. 추경 논의를 주도해야 하는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당청 갈등의 중심에 서고 있어서다. 15조원 이상의 추경을 편성하겠다고 밝힌 정부도 구체적인 논의는 뒤로 미루고 있는 분위기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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