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신라면세점의 선택은 '관광'…지속가능성에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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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현대산업개발과 호텔신라가 손잡고 출범한 HDC신라면세점은 '관광형 면세점'을 선택했다. 한류, 문화, 관광, 쇼핑을 집약해 단순 쇼핑몰을 넘어선 지속가능성에 무게를 둔 선택이라는 평가다.

26일 현대산업개발과 호텔신라의 합작법인 HDC신라면세점은 공식 출범을 발표, 도심형 면세점 'DF랜드'를 용산 아이파크몰 부지에 설립한다고 밝혔다. 현대산업개발과 계열사 현대아이파크몰이 각각 25%, 호텔신라가 50%의 지분을 출자하며, 200억원을 초기 자본금으로 시작해 1차년도에만 총 35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공동대표에는 양창훈 현대아이파크몰 사장과 한인규 호텔신라 운영총괄 부사장이 선임됐다.HDC신라면세점은 강북과 강남 뿐 아니라 지방으로의 '관광 확장'에 초점을 맞췄다. 이를 위해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한류문화'를 시설에 접목시킬 계획이다. 총 6만5000㎡ 중 2만7400㎡에 400여개의 브랜드가 들어서는 초대형 면세점을 세우고, 나머지 3만7600㎡에는 한류 공연장, 한류 관광홍보관, 관광식당, 교통 인프라와 주차장 등의 연계 시설을 새로 조성하기로 했다. 아이파크몰 이벤트파크에는 20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한류 공연장이 조성되고 국내 대형 연예기획사의 컨텐츠를 활용한 한류 전시관이 들어선다. 200명의 관광객이 한번에 식사를 할 수 있는 대형 관광식당도 문을 연다.

특히 명동과 종로, 신촌, 강남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서울 관광의 '베이스캠프' 역할을 해낸다는 계획이다. 민자역사에 들어선 철도 교통망을 활용해 서울에서 지방으로 뻗어 나가는 한국 관광의 심장과도 같은 역할을 수행할 방침이다. 중국 최대 여행사와 협조해 관광객을 유치하고, 코레일과는 철도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지방 관광 활성화에 앞장선다는 포부다. 지방 자치단체와 협력해 면세점 방문객의 지방 관광을 홍보·지원하고 면세점 매장 내에 지역특산품 전용관을 설치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HDC신라면세점은 호남, 충청, 강원 지역 자치단체와 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며, 경북·경남지역에는 종가음식·고택 체험 관광상품화 개발을 적극 지원해 전국 지방관광 활성화를 추진한다. 급증하는 중국인 관광객의 수요를 흡수하는 한편, 각 지방 관광과 특산품 판매로 지역 경제를 활성화 시킨다는 계획이다. 또한 활기를 잃은 용산지역의 상권을 부활시켜, 일본 도쿄의 '아키하바라'를 모델로 용산을 IT·전자 관광의 중심지로 부활하도록 힘을 보탤 예정이다. 연결 시설 리뉴얼과 노후된 상가 개보수 등도 지원할 방침이다.

HDC신라면세점이 '관광형 면세점'에 초점을 맞춘 반면, 시내 면세점 입찰 경쟁에 뛰어든 경쟁사들은 중소기업과의 '상생'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모두투어, 서한사(앰배서더호텔그룹), 엔타스듀티프리, 현대아산 등과 손잡고 합작법인 '현대DF'를 설립했다. 그룹 측은 중소ㆍ중견기업과 이익을 공유하고 이사회를 투명하게 운영해 상생 협력모델을 구현하겠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롯데면세점도 최근 동대문 피트인을 사업지로 확정하고, 중소 사업자인 중원면세점과 함께 복합타운 형태로 면세점을 운영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특히 패션, 시계, 액세서리 품목 등을, 중원면세점은 술, 담배, 잡화 품목 등으로 나눠서 판매해 각각의 수익성을 담보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내 면세점에 출사표를 던진 기업들은 대부분 상생, 문화, 상권 활성화 등을 내걸고 있다"면서 "HDC신라면세점의 경우 지방 관광과의 연계 등 지속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어 평가면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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