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자산매각·구조조정·금융계열 재편..무슨 일이?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의 적자를 낸 현대중공업이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올 초 대규모 인력감축을 진행한 것에 이어 골프장 등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더니 이번에는 금융 계열사 재편에 나섰다. 정몽일 회장까지 사업구조 개편을 위해 물러나기로 해 현대중공업의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현대기업금융, 현대기술투자, 현대선물 등 현대중공업 산하 금융계열사 3사는 22일 이사회를 열고 대표이사 교체를 의결하는 등 금융 분야 재편 작업에 들어갔다. 정몽일 회장은 이번 사업구조 개편과 함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정 회장은 이들 금융 3사에 대한 경영은 맡고 있었지만, 이번 퇴진으로 금융3사는 현대중공업의 직접 경영하에 놓이게 됐다. 정 회장과 함께 김재근 현대기업금융 대표이사 사장과 김광남 현대선물 대표도 퇴진한다. 현대기업금융과 현대기술투자의 새 대표 자리는 당분간 현대중공업 상무급 임원들이 맡고, 현대선물은 현대중공업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조영철 전무가 겸직한다.이같은 금융계열 재편은 구조개혁 차원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현대중공업 측은 "금융계열 3개사가 소규모이고 하이투자증권 등 기존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내지 못했다"면서 "이번 재편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뉴코리아CC를 운영중인 신고려관광의 지분도 매각했다. 신고려관광은 경기도 고양시 소재 골프장 뉴코리아CC를 운영하고 있는 현대중공업 계열사다. 1960년대 최주호 우성건설 회장과 김종호 세창물산 회장, 단사천 한국제지 회장, 우제봉 경산개발 회장 등이 뜻을 모아 건설했다. 그러나 이번 지분 조정으로 현대중공업의 신고려관광 보유 지분은 40%에서 29%로 감소해 현대중공업 계열사에서 벗어나게 됐다. 현대중공업은 지분 매각 이후 신고려관광을 계열사에서 제외시켜줄 것을 공정거래위원에 요청했고 지분율이 30% 미만으로 낮아짐에 따라 이와 관련한 심사가 진행 중이다. 현대중공업의 사업 조정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올 1월 해양사업본부와 플랜트사업본부를 통합해 '해양플랜트사업본부'로 개편하는가 하면 3월에는 조선 계열사의 재정·회계·IT·홍보 업무를 통합하기도 했다. 기자재 대량 구매를 통한 원가절감과 해양 분야 설계·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인력 감축도 대대적으로 이뤄졌다. 올 초 사무직 1500여명 가량을 줄이기로 하고 희망퇴직을 받았다. 이는 전체 직원 2만8000명 가운데 5.3%에 해당한다.

이같은 일련의 사업재편 및 구조조정 작업은 지난해 3조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한 뒤부터 본격화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매출액 52조5824억원, 영업손실 3조2495억원, 순손실 2조206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54조1881억원)은 3.0% 줄었고 영업이익(8020억원)과 순이익(1463억원)은 모두 적자 전환해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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