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나마 믿을 건 건설?…1분기 경제성장률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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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올해 1분기(1~3월) 우리나라 경제가 전분기 대비 0.8% 성장했다. 작년 2분기 이후 4분기째 0%대의 저성장률을 이어가고 있지만 작년 4분기(2014년 10~12월) 성장률인 0.3%에 비해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는 점은 그나마 위안거리다. 올 1분기 한국 경제가 미약하지만 반등할 수 있었던 것은 되살아난 건설 경기 덕분이다. 사상 유례없는 초저금리에 주택시장이 개선된데 힘입어 건설투자도 함께 확대됐다. 작년 4분기 세수부족으로 집행하지 못했던 사회기반시설(SOC) 예산 투입 역시 한 몫했다. 2분기 후 확정적 재정정책까지 더해진다면 건설투자가 올해 우리 경제 성장을 이끌 주요 동력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부동산ㆍ건설 중심 회복세…GDI 선방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서 눈여겨볼 지표는 내수성장기여도 1.0%다. 이는 직전분기인 작년 4분기 0.4%보다 0.6%포인트 뛴 수치다. 주택분양시장이 활기를 뛰고 부동산과 임대서비스업 성장세 확대된 게 가장 큰 영향을 줬다. 이에 따라 건설 투자 경기도 크게 좋아졌다. 작년 4분기보다 7.5%나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1분기 건설 투자 성장률은 작년 4분기 마이너스 7.8% 성장을 보인 기저효과를 감안하더라도 기대이상"이라며 "금리인하 후 부동산을 중심으로 자산증대 효과가 일정부분 나타나면서 주거용 건물건설을 중심으로 심리가 살아나고 있다"고 분석했다.앞으로 전망도 나쁘지 않다. 초저금리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큰 데다 확정적 재정정책도 예고돼 있어서다. 정부는 올해 사회기반시설(SOC) 예산을 약 24조8000억원으로 배정했다. 작년보다 4.7% 늘어난 규모다. 한은은 이같은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지난 9일 '2015년 경제전망 수정치' 발표에서 내놨던 건설투자 성장률 3.4%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서 생산된 최종 생산물의 실질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 국내총소득(GDI) 지표도 눈길을 끈다. 1분기 실질 GDI이 전기대비 3.6% 증가했다. 2009년 2분기에 전기대비 4.6%가 증가한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이는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직전 분기보다 0.8% 늘어난 것과도 비교된다. 전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최근 수출가격보다 수입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 져서 교역조건이 개선됐다"며 "이렇게 되면 일정기간 생산한 생산물이나 그 기간 발생한 소득의 실질 구매력이 증가하게 돼 실질 GDI는 실질 GDP보다 크게 증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지식재산생산물투자가 연구개발(R&D) 투자를 중심으로 전기보다 2.6% 증가한 것도 우리 경제에는 청신호로 작용할 전망이다.

◆수출ㆍ민간소비 불안요인

하지만 그동안 한국 경제를 이끌어온 수출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은 불안요인이다. 1분기 수출은 LCD와 자동차 등 재화 수출이 줄었지만 서비스 수출이 늘어난 덕에 전분기와 변동 없이 0% 증가율을 보였다. 이는 작년 1분기와도 똑같은 성장률이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주요 수출 품목의 단가가 하락한 게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한은은 올해 우리 수출(통관 기준)이 5620억달러로 전년 대비 1.9%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민간소비 및 설비투자 역시 변수다. 민간 소비는 내구재와 서비스 소비를 중심으로 0.6% 늘어나는데 그쳤다. 설비투자 증가율이 전분기 4.0%에서 0%로 하락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실장은 "저유가나 정부정책의 긍정적 효과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민간소비와 수출이 여전히 부진한 모습을 보여 2분기까지는 힘든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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