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읽다]지구상공 350㎞…'우주커피'의 맛

15일 발사된 드래건에 커퍼 머신인 'ISS프레소' 실려

▲ISS의 뷰포인트인 '큐폴라'. 지구를 내려다 보며 커피를 마실 수 있게 됐다.[사진제공=NASA]

▲ISS의 뷰포인트인 '큐폴라'. 지구를 내려다 보며 커피를 마실 수 있게 됐다.[사진제공=N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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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우주커피 나왔습니다!"

지구 상공 약 350㎞에서 하루에 열여섯 번 지구를 돌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 때론 고요하고 평화로운 지구를, 가끔씩은 태풍과 허리케인이 폭풍을 만들며 할퀴고 지나가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은 우주 개발의 전초기지이다. 미국, 러시아, 유럽 등 관련 우주단체들이 공동 운영하고 있다. 현재 이곳에는 미국, 러시아, 이탈리아 우주비행사들이 다국적군을 이루며 체류하고 있다. 각종 실험과 더 깊은 우주로 나아가기 위한 여러 가지 도전이 이뤄지고 있는 곳이다. 국제우주정거장에 이번엔 커피가 등장했다. 국제우주정거장에서는 극미중력이기 때문에 생활하는데 제한이 많다. 지구에서 먹는 것과 달리 아주 간편하게 이미 조리된 '우주 음식'을 먹는다. 커피를 마신다는 것은 생각지도 못할 일이었다.

이들 우주비행사들에게 희소식이 들렸다. 우리나라 시간으로 15일 오전 5시쯤에 발사된 스페이스X의 우주화물선 '드래건(Dragon)'에 특별한 장치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드래건은 이날 새벽 미국 플로리다 주 케이프 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발사됐다. 드래건은 ISS에 필요한 물품과 실험 장비 등을 정기적으로 실어 나르는 우주화물선이다.

이번 실험장비 속에 커피를 만드는 이른바 'ISS프레소'가 들어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커피머신은 계획대로였다면 지난해 우주정거장에 전달됐어야 했다. 이를 싣고 우주정거장으로 향했던 오비탈 사이언스사의 또 다른 우주화물선인 '시그너스'는 불행하게도 발사된 이후 곧바로 폭발하는 사고로 이어졌다. 당시 인명 피해는 없었는데 발사장이었던 버지니아에 위치한 월롭스비행기지는 심각한 상처를 입었었다. 이번 드래건에 실려 다시 ISS로 전달된 것이다. 특별한 장치로 만들어진 ISS프레소는 우주비행사들에 극미중력에서 마실 수 있는 커피를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이탈리아 여성 우주비행사인 사만다 크리스토포레티에게는 더욱 의미 있는 장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최근 국제우주정거장에서는 다양한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3월 '1년 동안 ISS에 체류 프로젝트'를 위해 미국과 러시아 우주비행사 2명이 ISS에 도착했다. 이들은 앞으로 1년 동안 국제우주정거장에 머물면서 다양한 신체 변화와 각종 실험을 진행한다. 극미중력에서 1년을 생활하는 것은 아주 힘든 일이다.

이번 실험에 참가하고 있는 미국의 스콧 켈리 우주비행사는 쌍둥이다. 지상에 남아 있는 나머지 형제와 실시간으로 비교하면서 신체 변화에 대한 데이터를 모을 계획이다. 커피가 제공되고 1년 동안 ISS에 머무는 시도까지…현재 국제우주정거장에서는 더 깊은 우주로 나아가기 위한 인류의 새로운 도전이 무르익고 있다.
▲우주화물선 '드래건'이 15일 성공적으로 발사됐다.[사진제공=NASA]

▲우주화물선 '드래건'이 15일 성공적으로 발사됐다.[사진제공=N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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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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