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은 위험, 고기랑 드세요”…책 낸 주선태 교수

[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 “채식은 정답이 아닙니다. 육류를 먹지 않는 채식은 지독한 편식일 뿐더러 서구인들에 비해 고기를 많이 먹지도 않는 한국인 사이에 부는 채식 열풍은 아이러니입니다.”

주선태 경상대학 축산학과 교수

주선태 경상대학 축산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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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선태 경상대학 축산학과 교수(50ㆍ사진)는 6일 “우리나라는 1인당 연간 고기섭취량이 40㎏”이라며 건강하게 장수하려면 육류 섭취를 이보다 약 두 배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 교수는 “세계적인 장수촌인 일본 오키나와에서는 한 사람이 연간 돼지고기만 70㎏을 먹는다”고 강조했다. 또 “비교적 건강한 장수를 누리는 유럽 국가들은 한 사람이 연간 고기를 70~80㎏ 먹는다”는 자료를 소개했다. 그는 “채식은 수명을 단축시킨다”고 잘라 말했다. 일본에서 100세 이상 장수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채식주의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고기에는 인체에 필요한 필수아미노산이 골고루 함유돼 있다.

최근 책 ‘고기 먹는 채식’을 써낸 주 교수는 “동물성 지방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인식은 미국식 영양학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육류를 1인당 연간 120㎏ 먹는다. 한국인은 아직 고기를 적당한 정도로도 먹지 않는데도 과도한 육류 섭취로 인한 문제를 바로잡기 위한 미국식 채식을 받아들였다고 주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고기를 포함한 동물성 식품을 먹지 않는 채식은 고혈압이나 당뇨병 환자의 치료식으로는 적당할지 모르나 결코 일반인들을 위한 건강식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주 교수는 TV를 비롯한 각종 언론매체에서 현대병의 원인을 육식 위주의 서구식 식생활이라고 지목했다고 비판해왔다. 그는 “건강을 위해 콜레스테롤이 없는 식물성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대중에게 잘못 알려지면서 채식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책 제목 ‘고기 먹는 채식’은 진정한 건강 식단은 채식과 육식이 조화를 이룬 식단이라는 뜻이다. 물론 밥도 함께 먹어 영양의 균형을 갖춰야 한다.

주 교수는 고려대 축산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과 대학원에서 석ㆍ박사를 받았다. 한국식육산업연구소장, 학국축산식품학회 학술간사 등을 역임했다. 영국 전문 저널 ‘미트 사이언스’(Meat Science)의 한국 대표 편집위원을 맡고 있다. 그는 각종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채식의 위험을 경고하고 육식의 이점을 전파하고 있다.

이 책을 포함한 미디어 활동이 연구 분야인 축산업을 옹호한다는 측면에 대해 그는 “책을 쓴 동기는 국민 건강이지만 국내 축산업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뜻도 있다”고 말했다.

“육식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확산된 탓에 2000년 이후 축산물 소비량이 정체 상태입니다. 이런 가운데 수입육 소비는 증가하고 있어요. 이로 인해 국내 축산업이 붕괴되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고기를 더 먹어야 국민 건강이 좋아질 뿐 아니라 국내 축산업이 무너지는 사태를 막을 수 있습니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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