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IB, 돈을 쓰는 문제에 대한 고민의 시작”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NH투자증권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참여가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정책공조의 성격 변화 확인 및 중앙아시아를 통한 신성장 산업 발굴에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AIIB에 참여키로 했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단기적으로 한국경제의 수혜를 확인하기 쉽지 않고, 전체 자본금의 절반을 출자하는 중국 독주 속에 출범까지 세부 운용원칙을 둘러싼 진통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보면 글로벌 정책공조의 성격이 리먼사태 이후 디플레이션 우려 및 자산가격 급락 억제를 위해 유동성 공급에 치중해 온 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돈을 어디에 쓸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안 이코노미스트는 “경기회복을 위해 유럽연합이 인프라 투자를 구상한 적은 몇 차례 있었지만 대부분 현실화되지 못했다”면서 “통화정책은 완화적이었지만 미국·유럽이 재정건전화를 위해 재정정책은 긴축적으로 운용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이어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영국 등 유럽국가들이 AIIB 참여 의사를 밝힌 배경에는 독자적으로 인프라 투자를 늘리기 어려운 상황을 중국과 함께 타개해보려는 시도가 있을 것으로 해석된다”고 덧붙였다. 또 장기적으로 새로운 산업동력을 찾고 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안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글로벌 경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결정적 이유는 1990년대 미국 IT산업, 2000년대 중국 인프라 투자 같은 눈에 띄는 성장동력이 없기 때문”이라면서 “AIIB가 재원을 투자할 중앙아시아 지역은 도로·철도를 비롯한 인프라망이 열악하다는 점에서 수요를 기대해 볼만하다”고 말했다.

아시아개발은행은 아시아 지역 인프라시설 투자수요가 2020년까지 매년 73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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