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低 영향에 외화대출 감소…4년 연속 줄어

달러화 강세로 2000억원 환차손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엔저 영향으로 지난해 은행권 외화대출이 전년 대비 4.6% 감소했다. 4년 연속 감소세다. 이 때문에 엔화대출 차주들은 2000억원의 환차익을 얻었지만 전체적으로는 달러화 강세로 2000억원 가량의 환차손이 발생했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은행의 거주자 외화대출은 240억1000만 달러로 전년말 대비 11억6000만 달러(4.6%) 감소했다. 외화대출은 2010년 이후 4년 연속 줄고 있다.

달러화 대출은 기업들의 무역결제자금 수요가 늘면서 전년말 대비 13억8000만 달러(8%) 늘었지만 같은 기간 엔화 대출은 26억4000만 달러 감소했다. 엔저가 지속되면서 대출을 갚거나 원화대출로 전환하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평균금리는 달러화 대출과 엔화 대출 모두 하락했다. 달러화 및 엔화 대출 평균금리는 각각 2.58%, 2.91% 수준으로 전년말 대비 0.3%포인트, 0.32%포인트 떨어졌다. 지난해 해외 주요금리가 하향 안정세를 유지하고 은행들이 대기업 등 우량기업 위주의 대출을 취급한 영향이다. 외화대출 차주들은 2000억원 내외의 환차손이 발생했다. 달러화 대출 차주는 달러화 강세 등으로 4000억원 가량 환차손이 발생한 반면 엔화 대출 차주는 엔화 약세로 인해 약 2000억원 환차익이 발생했다.

연체율과 고정이하 외화대출비율은 전년말 대비 각각 0.12%포인트, 0.69%포인트 하락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2010년 이후 감소세를 지속한 외화대출은 엔저 기조 지속 등으로 지난해 역시 전년말 대비 소폭 감소했다"며 "외화대출 차주의 이자부담액은 대출금리 하향 안정 등으로 축소된 반면 달러화 강세 등으로 환차손 발생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엔저 기조가 지속될 가능성에 대비해 엔화대출 취급과 환위험 고지 등 금융소비자 보호 실태 점검 및 감독방안 강구하겠다"며 "연간 부실외화자산 정리계획에 따른 각 은행의 이행상황을 분기별로 점검하고 미흡은행에 대해서는 개별지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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