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은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2014년형 TV '반값'

삼성·LG 2015년형 신제품 출시와 함께 지난해 재고 대폭 할인 판매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미국에서 1년 중 TV가 가장 저렴한 때는 매년 11월의 마지막주 금요일인 '블랙프라이데이'다. 하지만 우리는 다르다. 우리나라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신제품을 내 놓는 2월에 가장 싸다.

10일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따르면 '2015년형 TV' 신제품을 일제히 내 놓으며 지난해 출시된 제품들의 가격을 최저가로 낮췄다. 울트라HD TV 제품중 상당수는 지난해 출고가 대비 50% 이상 떨어졌다. 특히 초고화질(UHD) TV의 가격이 급격하게 하락한 점이 눈에 띈다. 출고가 280만~300만원대에 판매됐던 LG전자의 49인치 UHD TV의 경우 현재 140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 처음 출시됐을 때와 비교해 50% 이상 가격이 내렸다.

출고가 390만원에 달했던 LG전자의 55인치 UHD TV는 약 220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50인치 UHD TV는 120만원대다.

일반 LCD TV의 경우 가격하락폭이 더 크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30인치대는 30만원대, 40인치대는 4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 50인치 대형 LCD TV 역시 90만~100만원대 초반이면 구매가 가능하다.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를 연상케 할 정도로 가격이 내려간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매년 신제품이 막 시장에 나오는 2월은 지난해 출시 제품들의 가격이 가장 많이 하락하는 시기"라며 "최신 제품 대신 지난해 출시된 제품을 싸게 구매하려고 하는 실속형 소비자들의 경우 2월이 좋은 구매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2월에 TV가 가장 저렴한 까닭은 국내 전자업체들이 TV 제품군을 1년 단위로 운용하기 때문이다.

국내 전자업체들은 매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에서 그해 내 놓을 최신 TV들을 선보인다. 이 제품들은 1월부터 생산이 시작돼 2월부터 시장에서 판매된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출시됐던 제품들은 생산이 일제히 중단되고 2월 한달동안 재고를 처리한다. 때문에 연중 가장 많은 가격 할인이 진행된다.

3월부터는 신제품 판매에 마케팅이 집중된다. 재고 모델의 가격 추가 인하는 없다. 지난해 출시된 제품들의 가격을 계속 떨어뜨릴 경우 신제품 판매에도 악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이후 상반기를 거쳐 하반기에는 그해 출시된 신제품의 가격이 꾸준히 떨어지며 1년의 생을 마치게 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신제품이 막 등장하는 2월의 경우 지난해 재고 가격을 싸게 떨어 뜨려도 신제품에 대한 기대 효과가 크기 때문에 판매에 큰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서 "3월부터는 신제품에 집중하다 보니 일부 전년 모델의 경우 오히려 가격이 올라가는 현상도 있어 실속을 챙기는 소비자라면 단연 2월을 눈여겨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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