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기업들 사상 최고 실적에도 증시 지지부진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일본 기업들의 실적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지만 정작 일본 주식시장은 올 들어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일본 증시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고 2일 보도했다.

닛케이 225지수 상장 기업들의 2014 회계연도(2014년 4월~2015년 3월) 순익은 1년 전보다 15% 늘어난 21조6000억엔(약 201조551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엔저 가속화로 기업들의 순익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란 전망이다. 닛케이 상장 기업들의 순익이 3년 연속 증가한 것은 금융위기 전인 2007년 이래로 처음이다. 225개의 기업들 중 올 회계연도에 순익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들은 5개 뿐이다. 특히 도요타, 패스트리테일링 등 해외 수출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기업들의 선전이 눈부시다.

통상 실적 선방은 증시 상승을 이끈다. 하지만 일본의 경우 상황이 조금 다르다. 지난 2013년 닛케이 225지수는 57% 올랐다. 이는 전 세계 선진국 증시 중 가장 성적이 좋은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상승률은 7.1%로 둔화됐다. 올해 들어서 지금까지 닛케이는 0.5% 올랐다. 현재 일본 증시는 지난 1989년 기록한 고점의 55%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일본 증권사 다이와 SB 투자의 몬지 소이치로 수석 전략가는 "일본 기업들의 순익 증가가 증시도 사상 최고치를 찍는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면서 "투자자들은 거시 경제의 다양한 하방 요인들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증시 추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규모도 꾸준히 늘고 있다.

도쿄 증권거래소에서 거래금액 대비 공매도 비율은 37.8%로 사상 최고치에 올랐다. 지난달 하루 평균 공매도 비율은 33.5%를 기록했다. 특히 에너지 수출 기업들과 원자재, 보험업체들에 대한 공매도가 늘었다.

CLSA 증권의 니콜라스 스미스 전략가는 "최근 일본 주식을 대거 매도하고 있는 것은 외국인들"이라면서 "이들은 부진한 일본 증시에서 돈을 빼 자국 증시로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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