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립지노조, 인천시 이관에 반발… 반입쓰레기 감시로 불똥 튀나

노조 “정치적 이해관계로 인천시 이관 결정 잘못”… 반입쓰레기 감시 강화할 경우 수도권 ‘쓰레기 대란’ 우려

[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환경부와 수도권 3개 지자체가 합의한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운영관리권 이양 문제가 엉뚱한 곳으로 불똥이 튀고 있다. 매립지공사 노조가 환경부 산하기관에서 인천시로 이관되는 것에 대해 반대하며 반입 쓰레기를 철저히 감시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준법투쟁이기는 하지만 쓰레기 반입 규정을 엄격히 적용할 경우 걸러지는 쓰레기가 많아 수도권 지자체들이 쓰레기 처리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매립지공사 노조는 공사를 인천시로 이관한다는 4자 협의체 합의를 철회할 것을 요구하며 항의의 뜻으로 반입 쓰레기 감시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13일 밝혔다.

노조는 “4자 협의체는 국민 혈세로 어렵게 조성된 국가적 폐기물 기반시설을 자기들의 정치적 이해관계로 허둥지둥 인천시에 넘겨주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매립지공사를 인천시로 이관할 경우 국가 폐기물처리기반이 붕괴되고 수도권 폐기물이 안정적으로 처리될 지 장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반입쓰레기 준법감시에 돌입할 구체적인 시기는 밝히지 않았지만 준법감시를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쓰레기 전면 금지 및 파업투쟁까지 수위를 높여갈 계획이다.노조는 쓰레기 반입 감시 활동을 강화해 분리수거가 제대로 안돼 있거나 반입 금지 품목이 섞인 쓰레기의 매립지 반입을 철저히 막겠다는 것이다. 현재 반입 쓰레기 감시는 지역주민들과 공사 직원들이 함께 벌이고 있는데, 일부에선 재활용이나 소각이 가능한 가연성 폐기물을 규정 이상 혼합해 반입하다 적발되는 사례가 많다.

따라서 노조가 반입규정을 엄격히 적용해 감시에 나설 경우 매립지에 반입되는 쓰레기량이 줄어 차짓 수도권지역에 ‘쓰레기 대란’이 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2년 매립지주변 주민들이 매립지 골프장 운영방법에 반발해 감시활동을 강화한 결과 쓰레기 반입량이 평소 10분의1 수준으로 줄어 수도권 지자체가 쓰레기 처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서광춘 매립지공사 노조위원장은 “환경부장관과 수도권 3개 광역단체장들이 자신들의 정치셈법으로 권한을 남용해 매립지공사 이양을 합의했다”며 “반입쓰레기 감시 강화는 준법투쟁의 한 방법으로 향후 추이를 지켜본 뒤 투쟁강도를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 위원장은 또 “그동안은 수도권 지자체가 갈등이 있을 경우 환경부가 나서 조정역할을 했지만 인천시가 공사를 운영하게 되면 반입수수료 책정이나 폐기물반입처리 규정 개정 등을 놓고 지자체간에 더 큰 분란이 야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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