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연초부터 '물가 공포'…독일마저 출렁

獨 지난해 12월 물가상승률 0.1%…유로존 마이너스 물가 현실화되나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연초부터 유럽에 '물가 공포'가 불어 닥치고 있다. 저유가와 그리스발 악재 등이 겹치면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디플레이션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5일(현지시간) 독일 연방통계청은 자국의 지난해 12월 자국의 물가상승률이 0.1%를 기록했다고 5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전월의 0.5%는 물론 블룸버그통신이 경제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예상치 0.2%를 밑도는 것이다. 이같은 수치는 독일의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지난 2009년 이후 가장 낮다. 이에 앞서 스페인과 키프로스의 지난해 12월 물가상승률은 각각 -1.1%, -1.5%를 기록했다. 두 국가 모두 2개월 연속 물가가 뒷걸음질했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주변국에서 시작된 물가 불안이 유럽 핵심국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하반기 들어 유럽의 물가상승률이 눈에 띄게 낮아지는 데는 유가 등 에너지 가격 하락세가 주원인이다. 저유가가 소비확대와 내수회복에 도움이 되고 있는 미국과는 상황이 다른 것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실업률이 낮고 소비심리가 나쁘지 않은 독일에서도 저유가가 개인소비 증가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올해에도 하락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 유로존의 물가상승률은 당분간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6일 공개되는 유로존의 지난해 12월 CPI 상승률 역시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프랑스 투자은행 BNP파리바는 유로존의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연율 환산 기준 -0.1%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로존의 지난해 11월 CPI 상승률은 0.3%였다. 이에 따라 유럽중앙은행(ECB)의 어깨도 더 무거워졌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독일의 물가가 당장 마이너스로 내려갈 가능성은 높지 않다"면서도 "하지만 최대 경제국의 물가상승률 둔화는 양적완화를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ECB를 더 압박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CB는 오는 22일 올해 첫 통화정책회의를 연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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