촘스키"주진우·김어준 사법처리 반대한다"

"한국의 민주화 성취가 훼손되고 있다"

[아시아경제 박준용 기자] 세계적 석학 노엄 촘스키(86)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교수가 '박지만 5촌 조카 살인사건'을 보도해 재판을 받고 있는 주진우 시사인 기자(41)와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46)의 사법처리 반대 운동에 참여의사를 밝혔다.

주 기자는 1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촘스키 교수가 이 사건의 사법처리 반대에 동참하는 서신를 보냈다고 전했다. 촘스키 교수는 편지를 통해 "(주 기자와 김 총수 사법처리 반대서명에) 기꺼이 서명한다"면서 "이는 의심할 나위없이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의 민주화는 전 세계에 굉장한 본보기가 됐다"면서도 "안타깝게 이런 성취가 현재 훼손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주진우와 김어준, 이 두 언론인들에 대해 명예훼손 기소는 언론 자유에 대한 심각한 공격"이라면서 "나는 용기있는 투쟁을 통해 쟁취한 민주 권리에 대한 공격을 즉각 중단할 것을 호소하는 이들과 뜻을 함께하고자 한다"고 했다. 지난해 12월 22일부터 글로벌 커뮤니티 '아바즈' 사이트를 통해 진행된 주 기자와 김 총수 사법처리 반대서명에는 2일 현재까지 총 7657명이 참여했다.

검찰은 지난해 19대 대선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관련된 보도를 해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로 주 기자와 김 총수를 기소했다. 검찰이 문제삼은 보도는 주 기자가 주간지 시사인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지만씨가 5촌 조카 살인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다룬 기사다. 당시 경찰은 당시 금전관계로 두 사람이 다투다 용수씨가 용철씨를 살해하고 목을 맨 것으로 결론냈지만 주 기자와 김 총수는 시사인과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나꼼수)'를 통해 지만씨가 사건에 연루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지만씨는 주 기자와 김 총수를 고소했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지난 1심에서 재판부는 배심원들의 평결에 따라 두 사람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항소심에서도 1심처럼 주 기자에게 징역 3년, 김 총수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해놓은 상황이다. 항소심 선고공판은 16일에 열린다.


박준용 기자 juney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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