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익 6000억'…산은, 올초 세운 목표 이룰까

3분기 누적 3979억으로 늘었지만 대손상각비도 같이 증가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지난해 1조4000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했던 KDB산업은행이 올해는 연간 순이익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매분기 순이익이 늘어나고 있어 올 초 잡은 6000억원대 목표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급증하고 있는 대손상각비가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올 3분기 397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연간 순익 목표치 달성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산은은 올 초 비전 발표를 통해 630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산은은 대기업 구조조정의 여파로 지난해 1조4000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1분기부터 흑자를 기록해 순항하고 있다. 순익 역시 누적기준으로 1분기 1599억원, 2분기 2891억원, 3분기 3979억원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라면 4분기 6000억원대 달성도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산은의 실적이 개선된데는 이자이익 등 수익성이 회복된 영향이 크다.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올 3분기 1.45%를 기록해 전분기 대비 0.02%포인트, 전년동기대비로는 0.14%포인트나 올랐다. 이자이익은 올 1분기 4730억원에서 3분기 1조4928억원으로 급증했다. 비이자이익 역시 같은 기간 2130억원에서 6510억원을 늘었다. 하지만 순이익 증가율을 크게 웃돌며 급증하고 있는 대손상각비는 여전히 실적 달성의 불안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대손비용 지표인 대손상각비는 올 3분기 이미 1조원을 넘어섰다. 올 1분기 3897억원, 2분기 7375억원, 3분기 1조1964억원으로 급증세도 두드러진다. 이 같은 현상은 팬택, 모뉴엘 여파와 동부제철 자율협약 등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대손충당금을 많이 쌓은데 따른 것이다.

부실채권 역시 늘고 있다. 흔히 부실채권으로 판단하는 고정이하여신은 1분기 3조1423억원에서 2분기 2조6491억원으로 줄었지만 3분기 3조1358억원으로 다시 늘었다. 수익을 기대할 수 없는 무수익여신은 1분기 1조6838억원에서 3분기 2조3980억원으로 증가 추세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자이익 부문에서 높인 순이익을 대손상각비가 갉아먹고 있다"며 "연말까지 기업 구조조정이 지속 진행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분간 높은 실적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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