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날개' 일본車, 내친김에 R&D까지 확대

친환경車 시장 집중 공략 위해 도요타, 마쓰다, 스바루 등 2014년 4월~2015년 3월 R&D 상향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엔화 약세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일본 자동차 회사들이 내친김에 연구개발(R&D) 투자금액까지 늘리고 나섰다. 확대 배경은 친환경차 시장 공략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도요타는 최근 올 4~9월(상반기) 실적 발표를 하면서 2014년 4월부터 1년 간 R&D 금액을 9800억엔(9조2153억여원)으로 발표, 기존 목표치 대비 200억엔 상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해 도요타의 R&D 금액 대비 7.6% 높은 수치로 역대 최대 금액이다. 도요타의 R&D 금액 상향 조정 배경은 '친환경차 집중 투자'다. 도요타는 "이번 R&D 투자 증액은 미래에 대한 투자를 위한 것으로 향후 지속 성장의 기반이 될 것"이라며 "수소연료전지차(FCEV)와 같은 친환경차 관련 투자를 집중적으로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도요타가 보다 적극적으로 R&D 투자에 나설 수 있는 동력은 엔저 현상에 따른 수익성 제고다. 3월 결산법인인 도요타는 상반기로 분류되는 지난 4~9월 전년 동기 대비 환차익만 700억엔 발생했다. 아울러 964억엔의 영업이익, 10.4%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엔저 효과를 누렸다.

마쓰다ㆍ스바루도 최근 R&D 금액을 잇따라 상향 조정했다. 마쓰다, 스바루는 2014년 4월~2015년 3월 1년 간 R&D 금액을 올 4월 계획 대비 각각 100억엔씩 확대한 1100억엔(1조343억원), 840억엔(7898억원)으로 수정 발표했다. 이는 전년 R&D 금액 대비 각각 10.7%, 39.8% 높은 수치다. 요시나가 야스유키 스바루 사장은 실적 발표를 통해 R&D 금액 확대 배경과 관련 "점진적으로 심화되고 있는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해 최근 확보되고 있는 수익을 친환경차, 연비 향상, 안전 기술 개발 등에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완성차 회사 중 수출 비중이 높은 회사로 분류되는 마쓰다(81.4%)ㆍ스바루(76%)는 엔저 효과로 올해 각각 7.2%, 13.7%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시현하고 있다.

박재범 한국자동차산업연구원 주임연구원은 "올해 10월부터 엔ㆍ달러 환율이 110엔대를 돌파하면서 엔저가 한층 심화되는 가운데, 엔저 기조의 확대 및 장기화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일본 업체들은 친환경차 등을 비롯한 차세대 성장 분야의 R&D를 강화하면서 기술 혁신의 선두 업체로 재도약하고자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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