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 '사회적 기업'에서 한국 기업의 미래 찾다

최태원 SK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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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직접 집필한 사회적 기업 전문서적이 14일 출간됐다.

이날 출간된 책은 총 2권으로 최 회장이 '평생의 과업'이라 밝혀온 사회적 기업에 대한 그간의 고민을 정리해 직접 저술한 1권 '새로운 모색, 사회적 기업'과 SK동반성장위원회가 저술한 2권 'SK의 사회적 기업 운영 사례집…행복한 동행'으로 구성됐다.최 회장은 지난해 1월 구속 수감되기 전 집필 작업의 상당부분을 마친 상태였고, 수감된 이후 개인 노트북을 사용할 수 없어 옥중에서 직접 손으로 원고 수정과 퇴고 작업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총 229페이지 분량의 1권에는 최 회장의 경영철학이 그대로 녹아 있다. 최 회장은 산업화와 자본주의의 병폐를 최소화하기 위해 방안으로 사회적 기업을 들었고, 이 책을 통해 사회적 기업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최태원 회장이 집필한 사회적기업 관련 서적 표지

최태원 회장이 집필한 사회적기업 관련 서적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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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사회적 기업의 현실과 한계를 조목조목 짚고, 그 해법으로 SPC(Social Progress Credit)를 제안했다. SPC란 사회문제 해결 정도에 비례해 사회적 기업에게 제공하는 인센티브를 말한다. 더 많은 사회적 가치가 창출되도록 동기를 유발하는 일종의 보상이다.최 회장은 "얼마만큼의 가치를 창출했느냐에 따라 인센티브를 주는 SPC는 사회적 기업이 처한 사회적 가치 창출과 존속의 딜레마를 상당 부분 해소해주는 '마중물'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최 회장은 그가 제시한 SPC란 개념이 전부가 될 수는 없다고 했다. 주변 사람의 영향을 받아 사회의 공공선이 전이되는 긍정적 영향인 '백색효과'의 확산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주변에 이타적인 사람들이 많아지면 백색효과는 더 커질 뿐 아니라 더 이타적인 사람의 행동에 더 많은 영향을 받게 된다"고 역설했다. 그는 "혼자보다 둘, 둘보다는 여럿일 때 우리는 더 멀리 가고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며 "우리 모두가 꿈꾸는 세상을 만들려는 작은 실천들이 모여 세상을 바꿀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과 사회적 기업과의 만남은 지난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최 회장은 국내 한 대학교에서 열린 '사회적 기업 국제 포럼'에서 '사회적 기업'이라는 가능성 있는 해결 방안을 만나게 됐다고 소개했다. 최 회장은 당시 공공성과 효율성, 공공 영역과 시장 영역, 자선 방식과 비즈니스 방식이라는 이분법적 접근으로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사회문제를 해결하는데 특화된 조직인 사회적 기업이 사회 전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확신하게 됐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그는 "사회적 기업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데 더 효과적인 이유는 사회적 기업이 정부의 공공성과 영리기업의 효율성이란 장점을 두루 갖춘 조직이면서 정부 기능과 시장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영역의 문제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했다.

최 회장은 그룹을 통해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영양가 높은 도시락을 배달하는 '행복도시락', 초등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을 개별 초등학교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는 '행복한학교', 사회적 기업을 돕는 '행복나래' 등을 직접 설립하고 운영하면서 사회적 기업에 대한 희망과 확신을 얻게 됐다고 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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