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압도적 개방감' 시트로엥 그랜드 C4피카소

안이 널찍하고 속도 내도 안정감
국산MPV 대비 가격은 다소 비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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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시트로엥의 '그랜드 C4피카소'는 여러모로 낯선 차다.우선 이 차는 다목적차량(MPV)이다. MPV는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익숙한 운전자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모델이다.

이 차는 여타 다른 모델에 비해 개방감이 눈에 띈다. 운전석 왼쪽과 조수석 오른쪽 앞쪽, A필러 부분을 두 갈래로 하고 윗쪽은 거의 운전자 머리 부분까지 젖혀진다. 선루프도 널찍하다. 차에 탔을 때 밖을 볼 수 있는 면적이 5.7㎡라고 하는데 덕분에 어느 자리에 앉든 시야확보에 유리하다.

전체적으로 외관에 곡선이 많이 들어가 유리를 많이 쓰기 힘들어 보이는 디자인이지만, 곡선미를 잘 살리면서 동시에 개방감을 덤으로 준다. MPV라고 하면 으레 겉멋을 쫙 빼고 실용성에만 중점을 둔 차로 여기기 쉬우나 이 차는 개성적인 외모에 쓰임새도 다양하다.기어노브는 오른손으로 조작 가능한, 스티어링휠 뒷쪽에 불뚝 솟아나 있다. 이곳에 주로 기어를 두는 벤츠와도 다르다. 대시보드 가운데 쪽에 있는 12인치짜리 대형 모니터도 독특하다.

이곳은 차량의 각종 정보를 총 망라해 보여주며 공조ㆍ오디오 등을 조작할 수 있다. 운전자는 물론 조수석, 3열에 앉은 탑승객까지 또렷이 화면을 볼 수 있다. 바로 아래쪽 내비게이션 기능을 하는 작은 모니터도 그렇지만 대부분의 인터페이스는 직관적이다. 처음 앉은 자리에서 별 어려움 없이 다룰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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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열과 3열 시트를 자유로이 배치하는 것도 이 차의 큰 재미다. 기본 배치는 2열에 3명, 3열에 2명이 앉는 구조인데 2열을 접어 앞쪽으로 죽 밀어 젖힐 수 있고 3열은 좌석 아래쪽으로 접는 게 가능하다. 많은 사람이 타는 큰 차지만 유럽차답게 하체는 다소 딱딱하고 핸들링도 꽤 민첩하다. 세단에 비해서는 다소 높은 차체지만 어느 정도 속도가 있어도 불안하다는 느낌이 덜하다.

이 차를 수입해다 국내에서 파는 한불모터스가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국내 유일의 7인승 디젤 MPV라는 점이다. 최근 국내 신차소비계층이 가장 중요시하는 연료효율성(연비)은 시트로엥이라는 브랜드 자체가 보증수표다. 복합연비가 ℓ당 14㎞ 수준인데 사흘간 4인 가족이 이곳저곳을 다녀본 결과 이를 훌쩍 넘겼다. 교외를 주로 다녔지만 적잖은 짐을 싣고 움직인 점을 감안하면 훌륭한 수준이다.

다소 아쉬운 점은 가격. 국산 MPV가 3000만원을 넘지 않는 데 비해 4690만원(상위 트림 기준)이라는 가격대는 의사결정을 망설이게 한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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