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 사퇴 반응…진보 '환영'vs보수 '아쉽다'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박나영 기자, 김재연 기자, 최동현 기자, 유제훈 기자] 24일 오전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자진사퇴 의사를 표시하자 진보-보수 시민단체들은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반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시민들 사이에선 진작에 했어야 할 일이라며 환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동안 친일 발언 등을 문제 삼으며 사퇴를 요구해 온 진보 성향의 시민단체들은 "당연한 일"이라며 환영 입장을 밝혔다. 특히 검증 책임을 맡은 청와대의 책임까지 물어야 하며 나머지 장관 후보자들도 사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박근용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오히려 만시지탄으로 사퇴 시기를 너무 지나쳤다는 생각이 든다"며 "청와대가 국민의 반대여론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하루라도 빨리 처리했어야 했지만 자진사퇴라는 모양새를 갖추기 위해 시간만 끌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인사실패에 대해 인사검증에 나섰던 사람 중 누군가는 책임져야 한다"며 "문 총리 후보자 외에도 교육자로서 자격이 의심되는 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의원을 매수해 유죄판결까지 받은 이병기 국정원장 후보자 역시 지명 철회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성식 민주노총 대변인은 "국민을 게으르고 복지에 의존한다고 규정하는 총리의 사퇴는 너무나 당연하다"며 환영 의사를 표시했다. 그는 이어 "박근혜 정권이 자기 책임에 대해서는 전혀 해명하지 않고 후보자 개인의 사퇴로 인사참사를 마무리하려고 하는 점들은 매우 유감이고, 매우 무책임한 정권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보수 진영 시민단체들은 "청문회라는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고 사퇴하게 만든 것은 민주사회에서 잘못된 일"이라는 반응을 나타났다. 이옥남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치실장은 "문창극 개인에 대한 지지나 반대 의견은 없지만, 인사청문회란 법적 장치가 있는데 여론자체의 건강성을 따져보지 않고 법이 보장한 제도마저 활용하지 않은 점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친일 발언 논란도 사실관계가 확인이 안 된 상태인데 자진사퇴하게 만든 것은 민주적인 절차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 문 후보자 사퇴 여론이 들끓었던 SNS 등 온라인에서는 환영하는 반응이 압도적인 가운데 정부의 편향적인 인사에 대해 비판하는 의견들도 많았다.

아이디가 '바위섬'인 네티즌은 "끝까지 말도 안 되는 궤변으로 국민과 국회를 훈계했다.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는커녕 누굴 훈계하나"라고 비판했다. 아이디 'lwm5****'를 사용하는 네티즌은 "자기 스스로 자질이 없다고 판단해 자진사퇴한 것인가 아니면 여론이 무서워서 도망간 것인가"라며 "문씨가 발언한 말들을 고려했을 때 인사청문회에 나와서 제대로 된 검증을 받은 후 사과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아이디 'qkdr***'의 네티즌은 "문창극씨 이번에 자숙하면서 역사공부 좀 하셔야 할 듯"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아이디 'math***'의 네티즌은 "인사가 만사라고 했는데, 지금껏 인사를 보면 국가개조의 대상이 누구인지 분명해진다"고 지적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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