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이사회, 오늘 간담회…갈등해결방안 비공개 논의

이건호 행장 등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6명…내홍과 금융당국 징계 등 위기상황 벗어날 의견들 나눠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KB국민은행 이사진이 17일 오전 시내 모처에서 비공개 간담회를 열었다. 주전산시스템 교체로 인한 내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달 30일 임시이사회를 연 이후 약 보름 만에 다시 만들어진 자리다.

이날 간담회는 이건호 국민은행장과 정병기 상임감사위원 등 사내이사들과 김중웅 이사회의장 등 사외이사 6명이 참석했다. 시간과 장소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보안을 유치한 채 진행된 '깜깜이' 간담회였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간담회 성격의 자리라 정식 안건을 논의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사진은 주전산시스템 교체 과정에서 불거진 내홍에 대한 해결방안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이사진이 금융감독원의 검사 결과가 확정될 때까지 유닉스 기종으로 전환하는 절차의 진행을 잠정 보류하기로 결정한 바 있기 때문에 이 자리에서 향후 대응방향에 대한 토론이 이뤄진 것이다.

주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싸고 이 행장과 정 감사는 줄곧 이사회 보고서에 심각한 문제가 발견됐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다른 이사들은 전산시스템 교체건이 은행 경영협의회를 거쳐 은행·카드 이사회를 통해 정상적으로 결의된 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날 간담회에서도 내부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인 합의가 도출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검사로 경영진을 비롯한 100여명의 임직원들이 징계를 받을 것으로 전해진 상황에서 수습방안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는 후문이다. 특히 이 행장에게 중징계가 내려질 수도 있는 상황이라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주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싼 KB금융의 내분과 관련해 임영록 KB금융 회장과 이건호 은행장 모두 중과실이 있다고 결론을 내린 바 있다. 박지우 국민은행 부행장에 대해서도 업무집행정지 처분이 사전 통보됐다 .

이에 따라 오는 26일 열리는 금감원의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이 행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의 징계수위를 최대한 낮출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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