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GDP, 남아공 제치고 阿 1위로

GDP 산출방식 변경만으로 지난해 GDP 89% 급증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나이지리아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제치고 아프리카 1위에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새로운 산정방식을 적용한 결과 나이지리아의 지난해 GDP가 기존에 산출된 것보다 89%나 늘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당초 40~60% 증가할 것으로 내다본 시장 전문가 예상치를 웃돌았다. 이에 따라 지난해 나이지리아의 GDP는 5090억달러로 집계됐으며 기존 아프리카 1위였던 남아공의 3720억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나이지리아는 그동안 은행과 통신산업의 존재가 미미했던 1990년의 산정방식을 유지해왔다. 나이지리아와 달리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은 대부분 한 차례씩 GDP 산정방식을 변경했다. 가나의 GDP는 2010년 산정방식 변경으로 60% 이상 증가했다.

나이지리아도 이번에 산정방식을 변경하면서 그동안 GDP 산출에서 제대로 다루지 않았던 통신, 정보기술(IT), 음악, 전자상거래, 항공, 영화산업 부문을 포함시켰다.

이번 산정방식 변경으로 가파른 도시화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서비스와 소비 수요 부문을 GDP에 좀더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산정방식 변경으로 농업 부문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4.6%에서 21.6%로 낮아졌다. 산업 부문도 36.2%에서 25.6%로 하락했다. 서비스업 부문의 비중이 크게 증가한 것이다.

산업 부문 내에서도 통신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0.8%에서 8.6%로 크게 높아졌고 이전에는 전혀 비중이 집계되지 않았던 영화산업 부문도 1.4%의 비중을 차지하게 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나이지리아 GDP 산정방식 변경으로 투자자들이 아프리카 경제에 대해 좀더 정확히 알게된만큼 나이지리아 투자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인베스텍 자산운용의 로엘로프 호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과거에는 남아공이 아프리카에서 무조건 투자해야 하는 곳으로 인식됐지만 다른 지역들의 경제적 지위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남아공보다 나이지리아의 성장 가능성이 더 크다는 점도 재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많은 전문가들은 그동안 나이지리아의 GDP가 저평가되고 있다고 지적해왔다. 나이지리아의 인구는 1억6900만명으로 5100만명의 남아공의 3배를 넘는다. 이 때문에 이미 많은 기업들이 나이지리아의 대규모 소비 시장을 노리고 투자를 지속해왔다.

나이지리아의 새로운 GDP 산정방식은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아프리카개발은행(ADB)으로부터 승인을 얻었다.

GDP가 2배 가까이 커지면서 나이지리아의 GDP 대비 부채 비율은 절반 정도인 20% 수준으로 크게 낮아졌다. 나이지리아 정부가 자금을 조달하는데 크게 도움이 될 전망이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