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대일 수출 중소 기업의 95%, 엔저로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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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1년 넘게 지속된 엔화 약세 현상 탓에 대일본 수출 중소 기업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26일 한국무역협회가 최근 대일 수출 기업 중소기업 301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95.7%가 직접적인 피해를 보고 있다고 응답했다.피해 유형으로 엔저로 인한 환차손 피해를 보고 있다는 응답이 전체의 48.8%로 가장 많았다. 이어 수출물량 감소(23.9%), 수출상담 및 계약 차질 (21.9%) 순이었다.

상황이 이렇지만, 엔저에 대한 대책은 부족했다. 엔저 대응 방안을 묻는 질문에 결제통화의 변경이나 환변동보험 등 환리스크 관리수단을 이용한다는 기업은 각각 23.3%, 17.6%에 그쳤다. 심지어 아무런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거나 일시적으로 수출을 포기한다는 기업도 각각 14.6%, 8.3%로 나타났다. 생산성 향상 및 비용절감 추진(41.9%), 영업손실을 감수하고 계속 수출시도(41.5%), 수출시장 다변화추진(40.9%)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엔저의 부정적 영향은 대일 수출 감소로 나타나고 있다.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대일 수출은 전년 대비 10.6% 감소했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두자릿대 감소세를 기록한 것이다. 특히 무선통신기기(-24%), 반도체 (-15%) 등 전자제품을 비롯해 농수산식품, 철강 제품, 기계류가 많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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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일본의 15개 주요 수입 품목(에너지 제외) 중 한국은 10개 품목에서 점유율이 하락해 중국·대만 8개, 미국·아세안(ASEAN) 9개, 독일 6개에 비해 하락 품목수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국의 점유율 하락품목인 반도체, 통신기기, 플라스틱, 기계류는 중국이, 철강, 생활용품, 수산품, 섬유류는 ASEAN의 점유율이 늘어나 일본시장에서 중국?ASEAN의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지난해 일본 수입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 2012년 대비 0.27%포인트 하락한데 반해 중국과 대만은 각각, 0.46%포인트, 0.16%포인트 상승했다.이와 관련 무협은 엔저 기조가 지속될 것을 전망됨에 따라 대일 수출 중소기업의 피해를 완화하기 위해 대책을 마련했다. 우선 대일 수출의존도와 수출 감소율을 고려해 선정한 2500여개사를 잠재적 지원대상인 ‘엔저 피해기업’으로 설정해 무역보험공사의 옵션형 환변동보험 가입과 대체시장 개척을 돕기 위해 수출대금 회수 위험을 보상하는 단체보험 가입을 지원할 계획이다. 국내 12개 지역본부에 배치된 현장지원 컨설턴트를 활용해 엔저 피해기업의 애로해소를 지원할 예정이다.

무협 김춘식 무역진흥본부장은 “이번 설문조사에 응한 업체 가운데 60% 이상은 엔저 현상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면서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김승미 기자 ask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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