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재계→정계→?'…마사회장으로 복귀한 '73세 현명관'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제34대 한국마사회장으로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73ㆍ사진)이 5일 취임했다. 현 회장이 신임 마사회장으로 취임하면서 공직에서 재계로, 재계에서 또 다시 정계로 진출한 그의 화려한 이력이 새삼 주목받는다.

제주 출신인 현 회장은 서울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65년 행정고시(4회)에 합격해 감사원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한다. 감사원에서 10여년을 근무한 그는 부감사관까지 지내다 새로운 도전을 위해 공직을 떠나 삼성그룹으로 자리를 옮긴다.이후 호텔신라 대표이사 부사장, 삼성건설 사장, 삼성그룹 비서실장 등 삼성내에서 입지를 다지며 승승장구 한다. 특히 1993년 10월부터 약 3년간 삼성그룹 비서실장을 맡으며 이건희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로 인해 2008년에 김용철 전 삼성그룹 법무팀장이 폭로한 '삼성 비자금' 사건으로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고, 삼성그룹 오너 일가의 편법증여 의혹 사건인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사건과 관련해서는 재판을 받으며 법정을 드나들기도 한다.

그는 2005년 삼성물산 회장을 마지막으로 삼성과 인연을 끝내고 정계 진출을 선언한다. 현 회장은 2006년 당시 박근혜 의원의 분야별 핵심 측근들로 구성된 전략회의 멤버로 참여하면서 정치에 발을 들여 놓는다. 박 대통령과의 인연도 이때부터 시작됐다. 이를 계기로 그는 2006년 본인의 고향인 제주에 내려가 도지사에 출마하지만 고배를 마신다.

정계의 꿈을 접지 못한 그는 2008년 5월엔 삼성물산 고문으로 삼성에 복귀해 기업 전략을 조언하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한다. 이후 2년 뒤인 2010년 제주도지사 선거에 재도전을 하지만 또 다시 낙선한다. 시련의 시기를 맞은 그는 한동안 외국을 떠돌며 정치권으로부터 잊혀지는 듯 했다. 하지만 지난해 대선 후보 경선 당시 박 후보 캠프에서 정책위원을 맡으며 중앙정치 무대에 복귀했고, 73세에 마사회장으로 컴백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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