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병사의 죽음' 연출 논란 카파 발언 첫 공개

“그 사진, 참호에서 찍었다.”

[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 사진 한 장이 무명이었던 종군 사진기자 로버트 카파에게 단번에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줬다. 그러나 그 사진은 연출 시비에 휘말렸고 논란은 카파 사후에도 가라앉지 않았다.

'어느 (공화파) 병사의 죽음'이라고 이름 붙은 사진은 스페인 내전에서 병사가 총탄에 맞은 바로 그 찰나를 잡았다. 쓰러지는 병사와 그의 오른 손을 막 벗어나는 라이플 소총이 극적인 구도 속에 포착됐다. 연출했다고 생각할 만큼 놀라운 사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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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사와 의혹을 불러일으킨 이 사진과 관련한 카파의 발언이 처음 공개됐다. 1947년 NBC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는 "스페인 안달루시아에서 공화파 병사 20여명과 함께 참호에 있었다"며 당시 상황을 들려줬다.

파시스트 기관총 앞에 구형 라이플만 든 공화파 병사들은 속수무책이었다. 공화파 병사가 잇따라 기관총 포대를 향해 돌진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카파가 사진기만 참호 위로 들어 촬영하기를 네 번째, 바로 그 병사가 참호 위로 지나갔다. 카파는 그 사진을 보지 못했다. "그는 다른 필름과 함께 현상을 보냈다"며 "스페인에서 돌아왔더니 내가 그 사진으로 유명해졌더라"고 말했다. 카파의 육성은 1분59초 분량으로 국제사진센터에서 공개해 뉴욕타임스(NYT)가 최근 보도했다. NYT 사진 사이트(lens.blogs.nytimes.com)에서 들을 수 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태어난 카파는 스페인 내전, 제2차 세계대전, 중일전쟁, 이스라엘 독립전쟁, 베트남전쟁 등 전쟁터를 찾아다녔다. 1954년 베트남에서 취재 도중 지뢰 사고로 41세의 나이에 카메라를 놓았다.

그는 사진에서 화약 냄새가 나는 것 같다는 평을 들을 정도로 전투 가까이에 렌즈를 댔다. 그는 "만약 당신의 사진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그건 너무 멀리서 찍었기 때문"이라는 말을 남겼다.

종군 보도사진기자의 전설이 된 카파는 '결정적인 순간'을 포착한 앙리 카르티에-브레송 등과 함께 1947년 보도사진 에이전시 매그넘을 설립하기도 했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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