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등 100곳, 지진나면 붕괴 위험

정우택의원, 전국 191개 주요 시설물 가운데 100곳은 내진설계 안해, 서울 지하철 4호선 등 불합격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한국시설안전공단이 맡아 관리 중인 전국 191개 주요 시설물 중 내진설계가 안 돼있는 시설이 100곳에 이르며 내진성능 평가결과 불합격(NG)판정을 받은 시설물이 서울지하철 4호선 등 28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정우택 의원(새누리당, 청주 상당구)이 한국시설안전공단으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서울 지하철 4호선 쌍문~수유간 본선터널, 명동역~회현역 구간, 회현역~서울역 구간, 서울역~숙대입구역 구간이 2007~2008년 내진성능평가결과 불합격 판정을 받았으나 보강조치가 전혀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4호선은 하루 약 120만명이 이용한다.철도교량인 서울 동작철교, 동호철교도 각각 2003년, 2007년에 내진평가 불합격판정을 받았으나 보강공사가 시작되지 않았다. 한강철교는 2010년 불합격판정을 받았지만 아직도 보강공사 중이다.

도로교량도 마찬가지다. 서울시 망원동에서 홍제동을 잇는 홍제천고가교는 2008년부터 1년간 내진성능평가 결과 불합격판정을 받았지만 아직도 보강공사가 끝나지 않았다. 서울시 용산구 동빙고동에서 성수동을 잇는 두모교 또한 2009년 내진성능평가를 받아 불합격했으나 보강공사 중이다.

이런 현상은 전국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철도교량인 충주시 동량면 조동리~ 산천면 명서리까지 이어지는 인등터널은 2008년부터 약 1년2개월간 내진성능 평가결과 불합격판정을 받았지만 내진보강조치는 여전히 “계획 중”이다. 이밖에 철도교량인 대구 성현터널과 강원도 정암터널도 2008년과 2012년에 불합격 판정을 받았으나 보강공사를 하지 못한 구간이다.

국토교통부는 소관 주요 사회간접자본(SOC)시설물에 대해 내진설계대상을 지정, 관리·운용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아래 한국시설안전공단이 전국 191개 주요시설물에 대해 내진성능평가 등 시설안전 관련업무를 하고 있다.

국토부는 2011년 11월 ‘국토해양분야 지진대책’을 내놓으면서 고속철도의 경우 강화된 내진설계기준 (5.5→6.0, 1999년)에 따라 올해까지 내진설계를 보강완료하겠다고 발표했다. 국도 및 고속국도의 경우 2016년까지 연차적으로 100% 보강할 계획이다.

정우택 의원은 “규모 5~5.9의 지진의 경우 건물에 심한 손상을 줄 수 있고 6~6.9의 경우 최대 160km에 걸쳐 건물들을 파괴할 수 있는 만큼 국토교통부와 한국시설안전공단은 주요 SOC 시설물 및 민간시설물에 대해 내진점검을 꼼꼼히 하고 평가결과 위험한 곳은 곧바로 내진보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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