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보다 수입 더 감소…'개운찮은 흑자' 행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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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우리나라의 6월 수출입이 동반 감소하면서 수출전선에 '적신호'가 켜졌다. 올해 상반기 누적으로도 수출은 0.6% 증가에 그쳐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한 데 반해 수입은 2.6%나 줄었다. 무역수지는 17개월째 흑자 행진이다. 올 상반기에만 196억달러 흑자를 냈다.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감소할 때 나타나는 '불황형 흑자'의 모습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6월 및 상반기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6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0.9% 감소한 467억3300만달러, 수입은 1.8% 줄어든 412억1800만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이로써 6월 무역수지는 55억16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17개월 연속 흑자다.올 들어 수출이 마이너스 증가율을 보인 것은 지난 2월에 이어 두 번째다. 중국 등 신흥국과 미국ㆍ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은 증가했지만 엔저의 영향으로 대일본 수출이 6월에만 16.6% 급감했다. 품목별로는 LCD(-15.8%)ㆍ철강(-13.2%)ㆍ일반기계(-10.7%) 수출이 부진했다.

수입은 원자재 수입이 단가 하락으로 6.8% 큰 폭 감소한 반면 자본재와 소비재는 각각 9.5%, 0.7% 증가했다. 원유 도입 단가는 지난해 배럴당 107.8달러에서 104달러로 떨어졌다. 가스 도입 단가는 t당 878.5달러에서 792.9달러로 하락했다.

올 상반기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0.6% 증가한 2767억달러, 수입은 2.6% 감소한 2571억달러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196억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지난해 109억달러보다 80% 증가한 규모다.정부는 올 하반기에는 미국의 경기 회복 추세에 따른 글로벌 수요 증가와 선박 수출 호조로 수출 증가율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미국의 출구전략과 원ㆍ달러 및 원ㆍ엔 환율의 변동성 심화,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 등 불안 요인은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산업부 권평오 무역투자실장은 "선진국 및 선박ㆍ철강 등의 부진에도 신흥국과 IT제품 수출 호조에 힘입어 올 상반기 수출은 선방한 것으로 평가한다"며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원자재 수입 둔화로 총 수입은 2.6%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엔저 등 대외 악재로 상반기 수출이 소폭 증가에 그쳤지만 하반기에는 증가폭이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엔저 효과가 5~6월부터 우리 수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이라며 "하반기에는 수출 활력이 상반기보다 나아질 것으로 보이나 엔저 영향으로 급격한 개선은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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