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ADB수석이코노미스트 "한국 엔화 탓 말라"충고

미국 하반기 출구전략 예상....홍콩과 싱가포르 대비 필요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현오석 경제부총리와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일본의 엔화 약세를 초래한 아베노믹스를 비판하고 있는 가운데 이창용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엔 탓을 하지 말라”고 따끔한 충고를 해 관심을 끌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 이창용 수석이코오미스트가 한국은행의 국제 유동성 컨퍼런스에 참석해 가진 인터뷰에서 “현재 선진국이 하고 있는 통화양적 완화가 주는 메시지는 지금은 한국이 지난 20년 동안 엔강세에서 일본이 어떻게 살아남은 지 교훈을 배울 때라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이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은 소규모 개방경제여서 자본흐름에 취약하며 환율은 엔의 약세에 직접 영향을 받는다”고 평가했다.그는 그러나 “한국의 수출경쟁력 하락을 환율조정으로 대응하는 것은 불가능하거나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일본 엔화 약세에 불평을 하면 할수록 다른 구가들은 일본 엔화 강세로 일본이 고통을 겪었던 과거 몇 년 동안에 왜 우리가 침묵했느냐고 물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한국은 기업들에게 ‘정신차려’ ,‘정부는 환율로 여러분의 수익을 보장할 수 없다’고 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WSJ는 이창용 이코노미스트는 엔화 약세가 한국 경제에 주는 타격을 강조해온 현오석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의 비판에 가세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현오석 장관은 지난 3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엔화 약세가 한국의 수출에 타격을 주지 시작했으며 세계경제에도 예기치 않은 부작용을 가져오고 있다"고 비판했다.현 장관과 김 총재는 지난 4일 오전 조찬회동에서 "엔저와 선진국 양적완화에 따른 영향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 연방준비제도가 예상보다 빨리 돈 풀기를 끝낼 가능성이 제기돼 불확실서잉 커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아시아 국가들이 일본의 양적완화가 자본흐름과 환율,자산 가격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내고 있다는 지적에 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가 자금유입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개방된 경제 탓에 자본 시장 변동에 노출된 탓에 부정적으로 영향을 받는 아시아 국가의 숫자는 제한돼 있으며 홍콩과 싱가포르,대만,한국과 필리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도네시아는 엔화 표시 부채가 많아 엔화 약화시 상환부담이 줄어들며 에너지 자원 수출국가여서 혜택을 본다고 강조했다. 일본기업들은 또 캄보디아와 베트남에 집중 투자하고 있어 일본 경제회복의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과 유럽연합,일본의 양적완화는 모든 아시아 신흥국가에게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면서 “혜택을 입을 나라 가운데는 인도네시아와 미얀마,캄보디아와 베트남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에 어느 나라가 대비할 필요가 있느냐’는 질문에 “홍콩과 싱가포르”라고 단언하고 “두 곳은 아시아 자본시장의 중심으로 자본유출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자본이 떠나면 두 나라는 같은 상황에 직면할 것인 만큼 두나라 금융당국은 자국에서 영업하는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시기와 관련, “미국의 경제성장은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복귀했다”면서 “ 미국이 이수준을 올해 나머지 기간 동안 유지하고 유럽에서 부정적인 소식이 없다면 미국은 하반기 어느 때 (양적완화 )중단을 개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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