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손, 이석기는 누구?

[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통합진보당 비례대표 1번 윤금순 당선자가 4일 사퇴하면서 비례대표 2번 이석기 당선자(사진)의 거취를 놓고 계파가 대립하고 있다. 이 당선자는 당권파인 민주노동당 자주파(NL)계열의 경기동부 연합의 핵심이다. 당권파가 끝까지 ‘사수’하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이 당선자는 이번 부정 사태의 ‘보이지 않는 손’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 당선자는 유시민 공동대표에게 당의 지분을 보장받기 위해 거래를 제안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2일 진상조사 발표를 앞두고 이 당선자가 유 공동대표를 만나 6월 지도부 선출에서 당권을 주는 대신 최대 정파인 경기동부연합의 기득권 보장을 요구했다는 내용이다. 이를 두고 그가 경기동부의 숨은 실세로 지목되는 근거가 됐다. 이에 대해 유 공동대표는 "이 당선자와 지난달 30일 만나 온갖 얘기를 나누긴 했지만 언론에 보도된 당권 거래설에 해당되는 내용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이 당선자는 비례대표 후보 등록 이전에는 당원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는 인물이었지만 비례대표 경선에서 27.58%의 압도적 득표로 1위를 기록했다. 새누리당 하태경 당선자가 “대법원이 반국가단체로 판결한 민족민주혁명당 경기남부위원장” 출신으로 밝히면서 주목을 받았다. 한국외대 82학번인 그는 민혁당 사건으로 10년 수배·수감생활을 했다. 2003년 석방된 두 인터넷 매체 ‘민주의 소리’ 이사와 광고기획사 'CNP 전략그룹' 대표, 사회동향연구소 대표 등 경기동부연합이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진 사업을 맡았다. 이 때문에 경기동부의 자금줄이 CNP전략그룹이라는 시선이 적지 않다.

이 당선자가 수면아래 있다가 전면에 나선 데는 대선정국에 뛰어들겠다는 경기동부연합의 조직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권파는 이 당선자를 중심으로 정파적 상징성과 대중성을 가진 인물을 만들어내겠다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국민참여당(유시민)과 진보신당 탈당파(심상정·노회찬) 등 비당권파도 이 당선자의 원내 입성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경선 부정으로 정당성을 잃은 선출직 비례대표 1·2·3번이 물러나거나 아예 비례대표 당선자 전원이 사퇴하는 쇄신책을 펴야 한다며 맞붙고 있다. 비당권파 측에서는 온라인 대리 투표와 소스코드 수정에 이 당선자 측이 개입했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언론 접촉을 거부하고 있는 이 당선자 측은 비례대표직 수행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승미 기자 ask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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