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 재정적자 감축 협상 실패로 끝날 듯

美 재정적자 감축 사실상 실패

[아시아경제 이공순 기자]미국의 재정적자 감축을 위한 민주, 공화 양당으로 이루어진 상하원 합동위원회(super committee)가 사실상 결렬되었다고 로이터통신이 2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만일 마감 시한인 오는 23일 양당이 적자 감축 방안 합의를 이루어내지 못하면 내년 1월1일부터 미국 정부 예산은 항목 구분없이 자동적으로 20%씩 삭감(총 10년간 1조 2천억 달러 삭감)토록 되어 있다. 이와 함께 지난 8월 신용등급을 하향한 스탠다드앤푸어스에 이어 무디스와 피치등 주요 국제신용평가사들이 미국이 신뢰할 수 있을만한 적자 감축 계획을 수립하지 못한다면 등급 하향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어, 협상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 유럽 부채 위기에 이은 또 하나의 초대형 금융 위기의 가능성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미국 국채 발행 상한을 확대하면서 앞으로 10년동안 1조 2천억 달러 규모의 재정적자를 감축하기 위해 구성된 이 합동위원회는 지난 두달간 협상을 계속해왔으나, 증세 및 재정지출 유지를 주장하는 민주당과 감세 및 재정지출 축소를 요구하는 공화당의 입장이 맞서 협상에 진전을 보지 못했다.

또 공식 협상 마감시한은 23일이지만, 위원회 내부 규정상 계획안 평가를 위해 오늘밤(21일)까지 계획안을 의회예산국에 송부하지 못하면 사실상 일정을 맞추는 것이 불가능하다. 합동위원회의 공화당쪽 공동의장인 젭 한살링 하원의원은 "아무도 희망을 버리지는 않고 있지만, 현실이 희망을 압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국방 예산 감소를 우려하여 자동 예산 삭감 조항에 대한 수정안을 논의하고 있으나 오바마 대통령은 합동위원회가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어떠한 자동삭감 변경 법안에도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내년 선거를 앞두고 자신들의 정치 공약을 변경할 수 없는 민주 공화 양당 의원들이 "결렬이 나쁜 합의보다는 낫다"고 입을 모으고 있어 사실상 협상 타결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공순 기자 cpe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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