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은행은 장사꾼..금리도 협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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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40대 직장인 김모씨는 3년 전 아파트를 담보로 한 시중은행에서 1억8000만원을 빌렸는데 CD금리 때문에 대출금리가 최근 6.5%대까지 올랐다.

김씨는 금리가 감당이 안돼 은행을 갈아타려고 했고, 다른 시중은행에서 '5.5%까지 낮춰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1년이면 180만원을 줄일 수 있는 수준이었다. 곧 돈을 빌린 지 3년이 되는 시점이라서 중도상환수수료 부담도 없었다.마음을 정하고 계약을 해지하기 위해 은행을 찾은 김씨는 상담직원한테서 "대체 왜 그러시느냐"는 말을 들었다. 그렇게 부담이 크다면 금리를 5.7%까지 낮춰주겠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지점에서 책정할 수 있는 최저금리라고 했다.

0.2% 차이였다. 은행을 갈아탔을 때 발생하는 등기설정비용 등 추가 비용과 번거로움이 부담스러웠다. 결국 '그냥 있어보자'고 마음먹고 은행문을 나선 김씨는 얼마 뒤 정신이 바짝 드는 느낌을 받았다. 만약 은행을 갈아타겠다고 떼쓰지 않았다면 일 년에 144만원을 더 낼 뻔 했다는 걸 깨달은 것이다. 은행이 얄미웠고 자괴감이 들었다.

김씨의 문제는 금리를 두고 협상할 줄을 몰랐다는 것이다. 엄밀히 따지면 협상이 가능하다는 것도 몰랐다. 김씨만의 얘기는 아닐 거다. 대출금리는 갚을 사람의 능력에 따라 변할 수 있다. 협상으로 낮출 수도 있다. '금리인하요구권' 때문이다. 은행은 고객들의 금리인하요구권을 잘 설명하지 않는 게 보통이다. 아예 숨기는 경우도 있다. 그러니 보통 사람은 알아채기가 쉽지 않다. 신용대출을 받거나 대출계약을 연장할 때 협의를 통해 금리를 낮추거나 고객우대 차원에서 금리를 할인해 신용도 향상의 기회를 주자는 취지로 2003년에 정부가 만든 제도인데도 말이다.

저자는 '은행이 장사꾼이라는 걸 아직도 모르겠느냐'고 이 책에서 질문한다. 또한 은행은 '돈을 파는' 곳이지 돈을 안전하게 맡아만 주거나 굴려만 주거나 빌려만 주는 곳이 아니라고 충고한다.

김씨 사례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책 내용 대부분은 현직 기자인 저자가 취재한 것이다.

당신이 놓치고 있는 대출의 비밀/ 김대우 지음/ 위즈덤하우스/ 1만5000원



김효진 기자 hjn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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