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수의 펀드브리핑]중국펀드, 미운오리에서 백조 될까

황진수 하나대투증권 웰스케어센터 부부장

13억 거대인구를 가진 중국이 개혁·개방경제를 표방한 1979년 이후 30년이 지났다. 중국은 이제 미국과 함께 글로벌 경제를 앞서 이끄는 양대 산맥을 형성했다. 출발이 풍부한 노동력과 저임금을 바탕으로 값싼 제품을 대량생산하는 '세계의 공장'이었다면, 이제는 내수 위주로 방향을 전환하면서 '세계의 시장'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글로벌 자금은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중국시장으로 몰려들었다. 한국 투자자들에게도 중국시장은 그냥 지나치기에는 너무나도 매력적인 시장이었다. 그러나 이를 펀드 투자자들에게만 국한해보면 중국은 '약속의 땅'이 아니라 '배반의 땅'으로 기억된 지 오래다.

2007년 한 해 100%를 넘는 우수한 성과 덕분에 중국펀드로 '묻지마 자금'이 몰렸다. 중국증시는 높은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로 2007년 말까지 상승세가 이어졌으나, 고평가 부담 및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2008년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고점에 가입한 투자자는 50% 이상의 원금 손실을 경험하기도 했다. 한때 23조를 넘던 중국펀드 설정액이 최근 15조 수준까지 줄어들긴 했지만, 아직도 많은 수의 투자자들이 중국펀드를 보유하고 있고 언제 환매를 해야 할 지 고민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은 성장속도가 빠른 국가다. 지난해에는 국내총생산(GDP) 기준 10.4% 성장했으며 올해도 9% 이상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인플레이션 압력에 따른 긴축정책이 경제 성장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증시의 부진한 흐름을 낳았지만, 부담으로 작용했던 인플레이션은 지난 7월 6.5%에서 지난달 5.5%로 낮아지며 진정국면에 접어들었다. 연말에는 4%대까지 낮아질 것으로 전망돼 경기부양으로의 정책 전환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중국 노동자의 임금과 소득수준 향상에 따른 소비증가와, 도시화 등으로 인한 투자확대도 중국 경제가 탄탄한 상승 가도를 달릴 수 있게 도와줄 것이다. 2007년 25배 이상을 기록했던 주가수익비율(PER)도 현재 10배 내외로 낮아져 가격측면에서도 중국증시는 저평가 매력이 돋보이는 시장이다.

단기적으로 중국 증시는 유럽위기 등 대외변수에 따라 심한 부침을 보이는 변동성 장세를 나타낼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중국경제의 견조한 성장이 시장을 견인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따라서 중장기적으로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투자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조금 더 시장추이를 지켜보면서 환매시기를 늦추는 것도 적절한 하나의 전략으로 판단된다.

이제까지 국내투자자에게 '미운오리새끼'로 남아 있던 중국펀드가 화려한 부활로 '아름다운 백조'로 변신해 투자자에게 투자수익이라는 젖과 꿀이 흐르는 약속의 땅으로 자리매김할 지는 좀 더 두고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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