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MVP' 윤석민 "ML 진출 정해진 것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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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윤석민(KIA)이 눈물을 머금었다. 예상치 못한 감격은 아니었다. 생애 첫 수상에 대한 감격이었다.

윤석민은 7일 오후 코엑스 인터컨티넨칼 호텔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 및 최우수 신인선수 시상식에서 91표 가운데 62표를 획득해 오승환, 최형우(이상 삼성), 이대호(롯데) 등을 제치고 최우수선수(MVP)에 등극했다. 올 시즌 활약은 누구보다 눈부셨다. 다승(17승), 평균자책점(2.45), 탈삼진(178개), 승률(77.8%) 등 4개 부문 정상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투수 4관왕이 탄생한 건 1991년 선동열 KIA 감독 이후 무려 20년 만이다. 윤석민은 트로피를 전달받으며 울먹거렸다. 흐르는 눈물을 힘겹게 참으며 수상소감을 밝혔다. 다소 어렵게 입을 뗀 건 생애 첫 MVP에 대한 감격이었다. 그는 “시즌 뒤 성적에 자신이 있었다”면서도 “포스트시즌 (최형우, 오승환 등 경쟁자들이 소속된) 삼성이 우승을 차지해 조금 불안했다”고 밝혔다. 윤석민의 소속 구단인 KIA도 올 시즌 가을야구를 했다. 하지만 SK와의 준 플레이오프에서 먼저 1승을 챙기고도 내리 3패를 당해 아깝게 고배를 마셨다. 이에 윤석민은 “이렇게 좋은 자리에 우리 팀 선수가 나 혼자라는 점이 안타깝다”며 “준 플레이오프에서 팀이 탈락한 것이 가장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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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민에게 어려움은 하나 더 있었다. 시상식을 앞두고 오승환이 팀 동료 최형우의 선전차 기권을 선언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의견을 수렴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마음은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윤석민은 “승환이형이 그런 말을 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 다른 의도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이내 “남긴 성적이 좋아 크게 의식하지 않았다. 오히려 투표하는 날을 기다렸다”고 밝혔다.

투수 4관왕의 기염을 토하며 MVP를 거머쥔 비결은 노력이었다. 윤석민은 “최근 2년간 성적이 좋지 않아 이를 악물고 뛰었다”며 “시즌을 맞는 각오가 남달랐다”고 말했다. 이어 “20승이 목표였는데 4월 고전에도 불구 차근차근 밟아 17승까지 거두게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최근 윤석민은 메이저리그 구단들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그의 구미를 달콤하게 당기는 제안이다. 프로에 입문하면서부터 메이저리그 진출을 목표로 세운 까닭이다. 윤석민은 “현재 목표는 메이저리그”라고 분명히 말했다. 그러나 당장 진출에 대한 확신은 드러내지 않았다. 그는 “현재로서는 정해진 것이 없다”며 “거취가 어떻게 되든 주어진 위치에서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KIA에 남는다면 내년 시즌 우승에 도전할 것이다. 새 사령탑으로 선임된 선동열 감독이 더 강한 나를 만들어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활짝 미소를 지었다.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스포츠투데이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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