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부채 위기에 이어 경제난 가중

실업자 숫자 1620만명 사상 최고치 기록

[아시아경제 이공순 기자]유로존이 부채 위기에 겹쳐 불황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1일(현재 시각) 유로존 17개국의 평균 실업률이 10.2%에 달했으며, 실업자 숫자는 1천620만명으로 지난 1998년 조사 시작 이후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유럽의 통계청인 유로스타트는 이날 발표한 유로존 실업률 통계에서 10월 실업률은 전달에 비해 0.1% 상승했으며, 스페인의 실업률은 22.6%로 역내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또 25세 이하의 청년 실업률은 21.4%였으며, 디폴트 위기에 빠진 그리스는 43.5%, 스페인은 무려 48%에 달했다.

JP 모건 스탠리의 이코노미스트인 그렉 푸제시는 유로존 평균 실업률이 높아지는 것뿐만이 아니라, 회원국들 사이의 점증하는 실업률 격차도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독일, 오스트리아, 네델란드 등은 실업률이 6% 미만인데 비해, 부채위기를 겪고 있는 아일랜드는 14%, 그리스는 18%에 접근하고 있으며, 스페인은 22.6%라면서 “경제성장률이 둔화되거나 오히려 감소한다면, 이들 국가의 재정 적자 감축 노력은 수포로 돌아갈 위험성이 있고, 이는 또 이들 국가에게 성장을 제약하는 긴축정책을 강요하는 악순환을 낳게 된다”고 지적했다.

WSJ는 이같은 실업률은 경기가 더욱 나빠질 것으로 예측되는 2012년에는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유로존은 올해 1% 내외의 부진한 경제 성장에 이어, 내년에는 더욱 상황이 나빠질 것이라고 전했다.

시장예측기관인 IHS 글로벌은 유로존이 2012년에 0%의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 기관에 따르면 미국은 내년 1.4% 내외의 성장을 하고, 세계 경제는 2010년의 4.2%에 한참 못미치는 3%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또 컨설팅회사인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이코노미스트 벤 매이는 2021년에 유로존이 0.5% 성장할 것으로 추정했고, OECD는 0.3% 내외의 성장을 추정했다.

WSJ는 이와 함께 “유로존이 부채 위기에 대한 신뢰 회복에 실패할 경우에는 금융시장 동요로 2013년 중반에는 일부 국가는 마이너스 5%의 성장 축소를 기록할 수도 있다”면서 경기둔화가 내후년까지는 이어지고, 고용회복에도 5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WSJ는 또 이같은 경기 침체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유로존이 쓸 수 있는 정책수단이 제한적이라는 점이 우려를 더 가중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통화정책을 쓸 수 있는 유럽중앙은행(ECB)은 미국의 연방준비은행과는 달리, 실업률 감소는 정책 과제가 아니며, 오직 인플레이션 억제만을 목적으로 하도록 법제화되어 있다.

ECB는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지난 6월 1.5%로 기준금리를 인상한 바 있다.

또 전문가들은 지난달 인플레이션율이 3%로 나타난 점에 비추어 신임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도 기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지는 않고 있다.

RBC 캐피탈 마켓의 이코노미스트인 구스타보 바가티니는 “오는 3일의 ECB 집행이사회에서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으며, 12월의 이사회에서 0.5% 정도의 기준 금리 인하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공순 기자 cpe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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