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D램 업황도 실적도 3분기가 바닥(종합)

[아시아경제 박지성 기자]하이닉스가 시장의 예상대로 9분기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정보기술(IT) 업황 침체로 주력인 D램 가격이 원가를 위협하며 수익성에 타격을 입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자 규모가 시장의 예상치를 넘지 않았고 D램 가격도 바닥을 다지고 있어 4분기부터 점차 실적이 개선 될 전망이다.

3분기 실적 부진의 원인은 D램이다. 27일 하이닉스에 따르면 D램 출하량은 전기대비 9% 늘었지만 D램 값 급락으로 평균판매가격이 29%나 줄었다. 상대적으로 양호한 낸드는 출하량이 전기대비 16% 늘었고 평균판매가는 14% 하락했다. 영업이익 부문은 수율 향상 및 미세공정 비중 확대에 따른 단위당 원가 감소의 긍정적인 요인이 있었다. 그러나 메모리 가격 하락과 재고자산평가손실 확대의 규모가 더 컸다. 반등의 희망은 물론 있다. 우선 D램 가격이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대만의 반도체가격정보업체인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주요 제품인 DDR3 1Gb 128Mx8 1066MHz 제품의 10월 후반기 고정거래가격은 0.5달러를 기록했다. 사상 최저치이기는 하지만 전반기와 동일한 가격으로 하락세를 멈췄다는 점에서 반도체 가격 반등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때문에 3분기 전체로는 실적이 그리 좋지 않지만 9월부터 이미 실적 회복기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4분기 추가적인 D램 값 하락 가능성이 제한적이고 공정 개선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이익률을 높일 여지도 크다. 현재 공전 전환이 진행 중인 30나노 비중은 연말에 전체의 40%, 내년 상반기 60%를 차지하며 이익률 개선을 이끌 예정이다. 또 내년 초 양산이 시작되는 차세대 20나노 공정 역시 장기적으로 실적 개선에 힘을 싣는다.

제품 구성 역시 전기보다 개선되는 추세다. 지난 2분기 D램이 73% 낸드가 25%였던 것에 비해 이번 분기에는 D램의 비중이 67%로 줄었고 낸드의 비중이 30%로 늘었다. D램에 편중돼 있는 제품 구조가 하이닉스의 약점으로 꼽히는 만큼 이러한 움직임은 변동성 완화와 수익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다만 아직도 D램 비중이 높은 편이라 제품 다변화에 대한 노력은 좀 더 필요하다. 권오철 사장도 "현재 낸드 점유율이 좀 부족하다는 생각이 있어 중장기적으로 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업황이 가장 부진한 PC용 D램 비중도 3분기 20% 후반대 까지 줄었다. 또 하나 희망적인 점은 경쟁사인 대만과 일본의 D램 생산 업체들이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는 점이다. 엘피다를 비롯한 주요 업체들은 이미 감산에 들어갔거나 가동률 조정으로 물량을 줄이고 있다. 반도체 업황 하락 국면에서 기술 격차나 향후 투자 여력 등에서 큰 차이를 내며 승부를 결정지은 만큼 상승 국면에 진입하면 삼성전자와 함께 양 강 체제를 확고히 할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급격히 업황이 개선될 상황은 아니지만 해외 업체들의 추가 감산이 결국 회복을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성호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4분기 영업적자가 크게 줄어들 것이고 3분기 환차손으로 발생한 당기순손실은 현재 환율 기준으로 보자면 외화환입 부분이 발생할 것이기 때문에 흑자 전환도 가능하다"며 "영업익 흑자 전환은 거시환경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늦어도 내년 2분기 빠르면 1분기 정도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지성 기자 jis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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