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회 강판' 고든, 패했지만 팀에 희망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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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브라이언 고든(SK)의 역투가 빛을 바랬다. 발목을 잡힌 건 6회. 불운의 전조를 뛰어넘지 못했다.

고든은 17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 선발 등판, 5.2이닝 5피안타 2탈삼진 1볼넷 3실점을 기록했다. 5회까지 투구는 깔끔했다. 묵직한 직구를 앞세워 상대에 1안타만을 허용했다. 이는 구위의 승리였다. 롯데 타선은 높게 형성된 공을 자주 공략했지만 번번이 뜬공 혹은 내야땅볼로 물러났다. 통타당한 타구도 뻗지 않을 만큼 볼 끝의 움직임이 매서웠다. 맞춰 잡는 투구는 고든의 어깨를 가볍게 만들었다. 5회까지 투구 수는 54개에 불과했다. 낙차 큰 커브도 여기에 한 몫 했다. 상대의 타격 타이밍을 빼앗으며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가져오는데 주효했다. 수비수들의 도움도 빼놓을 수 없다. 3회 정근우, 김강민, 박재상은 슬라이딩 캐치 등의 호수비로 고든의 부담을 덜어줬다. 고든의 승승장구는 6회 제동이 걸렸다. 김주찬을 내야땅볼로 처리했지만 후속 손아섭에게 다소 불운한 안타를 허용했다. 빗맞은 3루수 앞 땅볼이 스핀을 먹고 파울 라인 안쪽으로 느리게 굴러갔다. 불길한 징조는 이내 실점으로 연결됐다. 고든은 다음 타자 전준우와의 대결에서 직구를 통타당해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2점 홈런을 내줬다. 실점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대호를 내야땅볼로 묶었지만 홍성흔, 강민호에게 연속안타를 허용, 1점을 더 헌납했다.

팀이 1-4로 지며 고든은 패전투수가 됐다. 하지만 그는 SK에 희망를 안겼다. 5회까지 호투를 펼치며 다음 경기에서의 선전을 예고했다. SK는 1차전에서 김광현이 4회를 넘기지 못하며 무너졌다. 당초 2선발로 내정됐던 송은범은 감기몸살로 컨디션 난조에 시달린다. 이날 고든의 총 투구 수는 82개. 5차전 선발 혹은 4차전 중간계투 투입 등은 충분히 가능하다.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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