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체방크, 美 카지노업계 '큰 손'..49억弗 투자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독일 최대은행 도이체방크가 울며 겨자 먹기로 미국 카지노업계 '큰 손'으로 자리잡았다.

도이체방크의 라스베이거스 도박산업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49억달러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부채 위기국(그리스, 이탈리아, 아일랜드, 스페인, 포르투갈)에 대한 익스포저 51억달러와 맞먹는 수준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7일 보도했다.은행은 3000개 객실 및 카지노 시설을 갖춘 코스모폴리탄 카지노 건설에 39억달러 대출을 해줬지만 카지노측은 돈을 갚지 못했고, 결국 도이체방크의 자회사가 카지노 지분 100%를 소유하게 됐다.

도이체방크는 라스베이거스 일대에서 카지노를 운영하고 있는 스테이션 카지노 채권 10억달러어치와 지분 25%도 보유하고 있다. 도이체방크가 미국 카지노업계의 최대 투자자이자 채권자 은행으로 떠오른 셈이다.

도이체방크측은 "전략적으로 카지노 지분을 매입한 것은 아니며 장기적으로 투자할 계획도 없다"고 해명했다. 또 "은행의 전체 자산은 1조8500억유로(약 2조5000억달러)나 되는데 도박산업 익스포저를 포트폴리오 다각화 측면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문제는 현재 라스베이거스가 '세계 경제위기의 그라운드 제로'라고 묘사될 정도로 침체와 주택시장 붕괴 타격의 핵심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FT는 라스베이거스의 지역경제가 활기를 잃으면서 카지노 운영업체들은 빚 상환 부담에 허덕이고 있고 이 지역 실업률은 8월 기준 13.4%로 미국 전역에서 가장 높다고 지적했다.

도이체방크는 최근 신용등급 강등 위기에 처해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지난주 도이체방크를 포함한 미국과 유럽 주요 금융기관 10여 곳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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