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이후 글로벌본드 발행"

진영욱 정책금융공사 사장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외환 전문가' 진영욱 정책금융공사 사장이 커미티드라인 체결에 이어 본격적으로 글로벌 본드 발행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시기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11월 이후다.

진 사장은 17일 아시아경제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커미티드라인 몇 건을 추진하고있지만, 이제는 본격적으로 글로벌 본드를 하나 (추진)해야 하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커미티드라인은 금융기관이 타 금융기관에 약정한 만큼 달러를 빼내갈 수 있도록 하는 '마이너스 통장' 개념이다. 정책금융공사는 최근 설립 이후 최초로 1억~2억달러 규모의 커미티드라인을 설정했다.

그러나 이는 '비상자금' 수준인데다 규모도 크지 않은 만큼, 대규모의 달러 자금을 끌어올 수 있는 글로벌 본드 발행을 추진한다는 것. 이에 앞서 정책금융공사는 지난달 15일 미화 4억 달러 상당의 사무라이본드 발행에 성공한 바 있다.

문제는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의 경색이 한 달 전보다 더 심각해졌다는 것. 진 사장은 "한 달 전에 사무라이 본드 발행을 추진했는데 지금 시장 상황은 그 때보다 더 나쁘다"며 "서둘러 발행하기보다는, 시장 상황을 봐가며 여유를 두고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정책금융공사의 글로벌 본드 발행이 다른 한국계 금융기관의 벤치마크 기준이 되는 만큼, 조심스럽게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진 사장은 특히 내달 열리는 G20 정상회의까지 유로존 위기 해법이 나오는지 여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는 "내달 있을 G20 정상회의 이후에 발행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글로벌 본드 발행을 위해 몇 군데 (금융기관) 접촉은 하고 있지만, 결정은 그때 가서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추진중인 녹색금융이 부실화될 가능성에 미리 대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진 사장은 "녹색금융이 잘못하면 부실로 이어질 수 있으니 준비해야 한다"며 "당장 부실의 징후는 없지만, 부실 가능성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결성된 펀드들의 실적이 부진하다는 지적이 나온 것과 관련해서는 "좋은 딜을 찾는 것도 어려운 일"이라며 "그만큼 신중하게 딜을 고르고 있다는 것으로 받아들여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진 사장은 지난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공사와 국민생활체육회가 공동주한 '자전거 퍼레이드'에 참가해 '녹색금융' 비전을 시민들과 공유했다. 진 사장이 지난달 취임 이후 정책금융공사의 공식행사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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