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부정' 표도르, 여전히 사면초가인 까닭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에밀리아넨코 표도르(러시아)가 은퇴의 기로에서 좀처럼 링을 내려오지 못하고 있다.

표도르의 매니저를 맡고 있는 바딤 핀켈슈타인 M1 회장은 9일(이하 한국시간) “표도르가 은퇴하지 않기로 했다”며 “오는 가을 러시아에서 열리는 대회에 메인이벤터로 출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불거진 은퇴설에 대해 완강하게 부인했다. “연말 일본대회를 고려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라며 “표도르와 이미 상의를 마쳤다”고 말했다. 당초 표도르는 링을 떠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7월 31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스트라이크포스 대회에서 자신보다 아래 체급에 나이까지 많은 댄 헨더슨(미국)에게 1라운드 TKO패를 당하며 3연패에 빠졌기 때문이다. 앞서 그는 파브리시오 베르둠, 안토니오 실바(이하 브라질)와의 대결에서도 모두 졌다.

잇따른 부진에 스트라이크포스 측은 상품성이 떨어졌다고 판단, 지난 5일 퇴출을 발표했다. 모기업 주파의 공동대표인 데이나 화이트는 “더 이상 데리고 있을 이유가 없다. 최근 몇 년간 과대평가됐을 뿐”이라며 표도르의 경기력에 실망감을 나타냈다.

표도르는 이미 한 차례 은퇴를 간접 시사한 바 있다. 실바에게 무릎을 꿇은 뒤 “떠나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무언가 잘못되어 간다는 걸 느꼈다”며 “그간 스포츠와 함께 해 위대하고 아름다운 시간을 보냈다”고 밝혔다. 헨더슨에게 패한 이번 역시 다르지 않았다. “격투기보다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며 우회적으로 은퇴를 알렸다. 다잡은 마음을 되돌린 데는 M1 측의 끈질긴 설득이 작용했다. 핀켈슈타인 회장은 표도르의 스트라이크포스 퇴출 소식과 동시에 일본 쇼타임 측과의 협력을 선언했다. 일본을 제외하면 사실상 표도르를 받아줄 메이저 단체가 존재하지 않는 까닭이다.

하지만 표도르가 격투기 인생을 이어나갈 수 있을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최근 일본 격투기 시장은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린다. K-1, 프라이드 등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단체들은 사실상 모두 몰락했다. 더구나 표도르는 만만치 않은 몸값을 자랑한다. 부담을 감수할만한 단체는 미국 주요 단체들 외에 전문한 상황이다. 은퇴를 선언하지 않아도 은퇴를 할 수밖에 없는 위기에서 ‘격투기 황제’가 향후 어떤 행보를 보일 지 주목된다.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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