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현대차, 이번엔 또 무엇을 보여줄래?

[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도대체 끝이 어디인가?"

현대기아차의 거침없는 '폭주'에 자동차 업계가 놀라움과 부러움, 두려움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1위 등극' '사상 최대' 등 연일 신기록을 쏟아내면서 신드롬마저 낳을 기세다.폭스바겐과 도요타 등 내로라하는 기업 경영자들은 "현대차를 존경한다"며 극도의 경계심을 드러냈다. 변방에 머물렀던 현대기아차가 어느새 세계 무대의 주역으로 우뚝 섰다는 방증이다.

현대차그룹은 올 상반기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쏘아올렸다. 현대차는 전년 상반기보다 11% 늘어난 195만8218대를 판매했고, 기아차는 전년 동기 대비 25.5% 상승한 124만1352대를 출고했다. 이에 따라 '3ㆍ11 강진'에 발목이 잡힌 도요타를 제치고 사상 첫 '글로벌 톱4' 진입도 기대된다.

최근에는 에쿠스가 미국시장조사업체인 J.D.파워의 상품성 평가에서 당당히 1위에 올랐다는 낭보가 전해졌다. 미국 진출 8개월 만에 거둔 성과이자 그동안 벤츠, BMW, 렉서스 등 소수가 독차지해온 '카르텔'을 깬 쾌거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J.D.파워도 "BMW와 벤츠, 렉서스가 아닌 차종이 최고 점수를 얻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에쿠스를 치켜세웠다.에쿠스는 지난 6월 J.D.파워의 신차품질 조사에서도 올해 첫 평가 대상 12종 가운데 1위에 올랐다. 앞서 지난 2009년에는 제네시스가 중형 고급차 부문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J.D.파워의 신뢰도와 영향력을 감안할 때 현대차의 잇따른 수상은 경쟁사들의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하다.

현대기아차의 선전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매달려온 '품질 경영'의 승리다. 1986년 포니로 미국 공략을 시작한지 25주년을 맞은 올해, 현대기아차가 명실공히 세계 최고 브랜드에 등극한 힘이기도 하다.

업계의 시선도 과거 '현대차가 할 수 있을까'에서 이제는 '현대차가 또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로 달라졌다. '품질만큼은 양보하지 않는다'는 정 회장의 고집이 써내려가는 성공 드라마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정일 기자 ja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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