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5기 벌써 15명째...우건도 충주시장 ‘당선무효’

10월26일 재선거…김호복 전 시장, 류구현 자산관리공 감사, 이재충 전권익위 상임위원 등 후보군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우건도(62·민주당) 충주시장이 시장직을 잃었다.

대법원 3부(주심 박시환 대법관)는 28일 ‘6·2지방선거’ 때 허위사실을 퍼트린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된 우 충주시장에 대해 당선무효형인 벌금 7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우 시장이 직을 잃으며 지난해 6월2일 치러진 5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지방자치단체장 중 15명이 옷을 벗었다.

대법원은 “상대후보를 비방하고 허위사실을 공표한 점이 인정된다”면서 “선거과정에서 공정히 경쟁해야할 후보자를 비방하는 등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본 원심판단은 옳다”고 밝혔다.

우 시장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가진 방송토론회와 유세 등에서 “김모 후보가 뒷심을 이용, 군복무를 하지 않았고 불법적으로 재산증식을 한 의혹이 있다”고 비방하는 등 7차례에 걸쳐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됐다. 우 시장은 1심 재판서 “후보자를 검증할 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공공성이 인정된다”며 무죄가 선고 됐고 2심 재판서는 “상대후보를 비방하고 허위사실을 공표한 점이 인정된다”며 당선무효형인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이날 우 시장의 당선무효형 확정판결에 따라 충주에선 오는 10월26일 재선거가 치러진다.

우 시장은 재판 뒤 “지난 6·2지방선거 때 깨끗한 시장, 서민을 위한 시장, 일 잘하는 시장이 되기 위해 출마했다. 충주시를 전국 으뜸가는 도시로 만들려고 노력했다”며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런 사태가 빚어져 안타깝다. 이젠 저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불행한 일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같은 날 치러진 한나라당 소속 김동성(63) 단양군수의 재판엔 벌금 80만원이 선고돼 군수직을 이어가게 됐다.

◆ 충주시장 누가 준비하나=우 시장의 당선무효 확정판결로 지역정치권에선 충주시장을 노리는 이들이 발빠르게 준비하고 있다.

지난 1심 재판서 700만원의 벌금으로 유죄가 확정되면서 후보군들이 선거준비에 나섰다. 대법원 확정판결로 재선거에 나설 인물들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지난 선거 때 떨어진 김호복 전 충주시장이 명예회복 차원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지방선거 때 한나라당을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충북도의원에 출마했던 심흥섭 전 충북도의원도 한나라당으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민주당에선 박상규 충주시위원장과 김동환 충북도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정당에 가입하지 않은 류구현 한국자산관리공사 감사가 최근 충주서 출판기념회를 갖는 등 선거준비에 나선 모습이다. 이재충 전 국민권익위원회 상임위원도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충주시 부시장을 지낸 김선웅 참빛도시가스사장과 지난 2월 농어촌공사 감사에 취임한 한창희 전 충주시장도 주위로부터 출마를 권유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 민선 5기, 벌써 15명째 낙마=지난 ‘6.2지방선거’ 때 당선된 기초자치단체장 중 44명이 기소됐다. 이 가운데 15명이 벌금 100만원을 넘겨 옷을 벗었다.

이날 대법원에서 당선무효형이 확정된 기초자치단체장은 우 충주시장, 장세호 경북 칠곡군수(벌금 150만원), 이철우 함양군수(징역 6개월, 집행유예 1년), 박한재 부산 동구청장(벌금 500만원) 등이다.

지난 6월9일 대법원에서 윤승호 전북 남원시장과 강인형 순창군수, 정윤열 경북 울릉군수, 전주언 광주 서구청장이 당선무효 판결을 받았다.

지난 6월30일엔 이제학 서울 양천구청장이 당선무효처리 돼 오는 10월26일 모두 9곳에서 재보선을 치를 전망이다.

여기에 박형상 서울시 중구청장, 조용수 울산시 중구청장, 정천석 울산시 동구청장, 전완준 전남 화순군수, 이진호 강원 양양군수, 김세호 충남 태안군수 등 6명의 기초단체장이 옷을 벗어 지난 4월27일 재선거를 치렀다.

한편 민선 4기 단체장엔 39명이 뇌물수수나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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