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직장' 공기업 안 부러운 '황금 직장'이 있다?

송도글로벌캠퍼스, 전직원 20%가 억대 연봉‥80%가 고액 연봉 부장급

송도글로벌캠퍼스 조감도

송도글로벌캠퍼스 조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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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사업은 재원 조달이 안 돼 외상 공사 중이다. 그런데 전 직원의 20%가 억대 연봉을 받고 80%가 부장급 간부다. '신의 직장'인 공기업을 뛰어 넘는 '황금 직장'이라 불릴 만하다.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외국 대학 캠퍼스를 조성 중인 '송도글로벌캠퍼스 SPC(특수목적법인)'이 그 주인공이다. 송도글로벌캠퍼스 조성 사업은 인천시 산하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추진하는 사업으로 이 SPC는 사실상 시 산하 기관에 해당된다.

문제는 송도글로벌캠퍼스 사업이 현재 심각한 어려움에 처해 있다는 것이다. 국ㆍ시비에 더해 수익 부지(9만4294㎡)에 아파트를 지어 29만5000㎡의 캠퍼스 개발 재원을 충당하려 했지만 분양이 저조해 1107억 원이 '미수금'으로 남아 있는 상태다. 덕분에 외상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서 2100억 원 규모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를 통해 사업자금을 조달하려 하고 있지만 극심한 부동산 경기 침체로 아직 전망이 불투명하다. 특히 오는 9월까지 PF가 이뤄지지 않으면 공사 지연 등 사업 차질이 생긴다. 2013년으로 예정된 벨기에 겐트대(Ghent University)와 미국 알프레드대(Alfred University)의 입주가 불가능해진다. 결국 인천경제자유구역의 대외신인도 저하로 이어질 상황이다.

외국 대학 유치도 오는 9월 예정됐던 뉴욕주립대 스토니브룩 입주가 인허가 지연으로 내년으로 연기되고 나머지 대학들도 자체 사정을 이유로 입주를 꺼리는 등 난항을 겪고 있다.

이처럼 사업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SPC 직원들은 대기업 수준을 뛰어 넘는 고액 연봉을 받고 있다.

SPC 대표이사의 연봉은 무려 1억4900만 원에 달한다. 여기에 감사가 1억1300만 원, 2명의 본부장이 각각 1억300만 원의 연봉을 챙겨 간다. 팀장급 3명도 8933만 원의 고액 연봉을 받고, 8명의 부장도 7525만 원을 받아 간다. 업무추진비까지 포함해 19명의 SPC 직원들에게 들어가는 비용이 연 15억 원에 달한다.

특히 전체 직원 19명 중 15명(79%)이 부장급 이상 간부이고, 실무자급 직원은 4명에 불과해 "놀고 먹으면서 고액의 연봉을 챙겨 간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최근 저축은행 사태로 PF시장이 위축돼 있지만 PF 계획은 희망적으로 보고 있다"며 "고액 연봉 논란이 있지만 SPC는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회사고, 경력직 직원 위주로 채용되기 때문에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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