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부는 지금 '아이디어 공모 중'

[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광고가 필요한 자영업자들을 위해 스마트폰용 무료 앱을 만들면 어떨까요?"
"월급 말고 주급을 주면 좋을 것 같은데요."
"한류스타의 고향집이나 모교, 부모ㆍ형제의 가게를 잇는 관광 상품 개발은 어때요?"

기획재정부 직원들이 내수를 살릴 묘안을 찾느라 바쁘다. 17일부터 1박 2일 동안 열리는 청와대 민생점검토론회(장차관 국정토론회)에 앞서 장관이 발표할 '실탄'을 모으는 작업이다. 새내기 사무관들에게까지 떨어진 특명은 '상큼하고 현장감 있는 아이디어를 내라'는 것. 각 실ㆍ국에서 쏟아지는 아이디어를 취합한 정책조정국은 15일 하루 종일 정신 없이 돌아갔다.

임종룡 1차관이 직접 챙긴 아이디어 공모전은 이번 토론회의 무게감을 반영한다. 14일 국무회의에서 나온 이명박 대통령의 주문이 결정타가 됐다.

이 대통령은 "알맹이 없는 보고, 의례적인 발언은 원치 않는다. 피부에 와닿는 내수활성화 대책을 내놓으라"고 했다. '충분히 브레인스토밍(자유 토론을 통한 아이디어 구상)을 하고 오라'는 명령도 떨어졌다. 공자님 말씀, 뜬구름 잡는 얘기는 사절한다는 엄포다. 대통령이 작심하고 여는 토론회인 만큼 일정은 빡빡하다. 장차관 모두가 4개의 분임 토의에 참여해 아이디어를 내야 한다. 중간 이탈은 꿈도 꿀 수 없는 일, 개인 차량도 이용 금지다. 대형 버스로 교통편을 통일해 발을 묶었다. 대통령은 일정 내내 현장을 지킨다. 이 정부 들어 종종 열린 '끝장토론' 국무회의에 이어 '밤샘토론' 워크숍이 진행되리라 짐작할 수 있다.

내수활성화의 주포(主砲)를 맡게 될 재정부 내에선 떠들썩한 아이디어 수집에 의견이 엇갈렸다. "해당 실ㆍ국에서만 머리를 모으던 종전보다 참신한 아이디어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있는 반면 "인위적인 경기 부양책을 쥐어 짜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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