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송이 엔씨 부사장, 中 온라인게임 공략 나섰다

텐센트사와 '블레이드&소울' 서비스 계약 진두지휘
결혼후 공백 깨고 김택진 대표와 '부부경영' 신호탄


윤송이 엔씨소프트 부사장(오른쪽에서 두번째)이 16일 '블레이드&소울' 중국 수출 계약을 체결하고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윤송이 엔씨소프트 부사장(오른쪽에서 두번째)이 16일 '블레이드&소울' 중국 수출 계약을 체결하고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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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윤송이 엔씨소프트 부사장이 중국 온라인게임 시장 공략을 위한 구원투수로 나섰다. KAIST를 수석 졸업하고 MIT 미디어랩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20대 후반의 나이에 SK텔레콤 상무로 영입되면서 '천재소녀'로 불렸던 윤 부사장이 결혼과 출산 후 오랜 침묵을 깨고 엔씨소프트의 주력 게임 수출 계약에 나선 것이다. 김택진 대표와의 '부부 경영'이 본격화된 셈이다.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는 중국 최대 게임 업체인 텐센트와 신작 온라인게임 '블레이드&소울' 중국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게임은 엔씨소프트의 주력이라 할 수 있는 '리니지' 시리즈와 '아이온'을 잇는 대작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으로 평가 받으며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엔씨소프트에서 가장 중요한 게임의 수출 계약을 윤 부사장이 맡아 추진했다는 얘기다. 특히 세계 최대 온라인게임 시장인 중국에서의 성과는 해당 게임의 해외 수익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윤 부사장의 이번 행보는 엔씨소프트 경영 전면에 나서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게임 업계에서는 엔씨소프트가 '블레이드&소울' 현지 서비스 업체로 텐센트를 선택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리니지2', '아이온' 등 주력 게임을 모두 샨다게임스를 통해 중국에 서비스해 왔다. 그 동안 파트너 관계를 유지해온 샨다게임스가 아닌 텐센트로 중국 서비스 업체를 변경한 것은 엔씨소프트 중국 시장 전략에 변화가 생긴 것으로 풀이된다.이 같은 전략의 변화에는 엔씨소프트의 최고전략책임자를 맡고 있는 윤 부사장의 결정이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부사장은 16일 중국 현지에서 진행된 계약 체결에도 직접 참석했다. 이에 따라 윤 부사장이 주도한 이번 계약이 중국 시장에서 고전을 하고 있던 엔씨소프트가 '전환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리니지'는 지난 2002년 중국에 진출했고, '리니지2'는 2004년에 중국 시장 문을 두드렸다. 국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아이온' 역시 샨다게임스를 통해 2009년 중국에 서비스됐다. 하지만 이 게임들은 국내를 비롯한 세계 시장에서 거둔 성공에 비해 중국 시장에서는 눈에 띄는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리니지'(30여개국), '리니지2'(70여개국), '아이온'(60여개국) 등 세 게임의 누적 매출은 이미 3조원을 넘어섰지만 유독 중국 시장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것이다.

윤 부사장이 그 동안 중국에서 파트너 관계를 유지해온 샨다게임스 대신 새로운 파트너로 선택한 텐센트는 네오위즈게임즈의 '크로스파이어'를 중국 인기 1위 게임으로 등극시켰으며 최근 국산 대작 MMORPG인 '아키에이지' 서비스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리니지'와 '리니지2' 역시 5월말로 샨다게임스와 계약이 종료돼 텐센트를 통해 서비스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부사장은 "텐센트와의 이번 계약은 한국과 중국 온라인게임을 대표하는 최고 회사 간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엔씨소프트가 보유한 최고 수준의 MMORPG 개발 기술력에 텐센트가 가진 퍼블리싱 노하우, 뛰어난 현지화 능력을 결합해 중국 시장 성공 모델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블레이드&소울'은 한국적인 요소가 가미된 게임 속 세상을 배경으로 4개의 종족이 엮어나가는 이야기를 역동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또 언리얼엔진3 등 기술력을 기반으로 국내 최정상 아티스트들이 참여해 최고의 그래픽을 선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게임은 지금까지 MMORPG는 물론 콘솔게임까지 능가하는 '액션'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엔씨소프트와 텐센트는 이 게임의 국내 서비스 후 현지화 과정 등을 거쳐 중국 서비스 일정을 결정할 방침이다. '블레이드&소울'은 최근 국내 비공개테스트가 실시됐고 연내 공개시범테스트(OBT)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철현 기자 k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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