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값 하락으로 인한 조정..저가매수 기회 <우리證>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최근 원자재가격 급락으로 코스피가 조정을 받고 있는 가운데 중기적 관점에서 저가매수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우리투자증권은 13일 최근 국내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데에는 국제 원자재가격이 눈에 띄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했다.실제 국제유가(WTI 기준)가 배럴당 100달러선 밑으로 하락하고, 국제 원자재가격 지수인 CRB가 지난 1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원자재가격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미국과 한국 주식시장 모두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른 실적개선주가 주도주의 한 축을 형성해 왔다는 점에서 현수준에서 원자재가격의 하락세가 더 심화될 경우에는 주식시장이 추가로 하락하거나, 지수의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여건이라는 판단이다.

박성훈 애널리스트는 "무엇보다 대표적인 위험자산인 원자재시장에서 일부 투기자금이 이탈하면서 주식시장에 미치는 수급적, 심리적 영향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기적 측면에서는 글로벌 경기회복 기조와 경기부양적 통화정책 기조가 적어도 3분기 이전까지는 크게 바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원자재가격 하락에 따른 긍정적인 부분에도 서서히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5월 들어 WTI(-14%), 천연가스(-11.5%), 옥수수(-10.8%), 니켈(-8.6%) 등 주요 원자재가격이 3월 이후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할 정도로 단기 하락세가 깊어지고 있는데다, 일본 대지진 이후 가파른 상승을 보였던 주식시장은 최근의 조정으로 부담을 일부 덜어내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원자재가격의 하락세로 2분기 중반을 고비로 인플레이션 부담을 덜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나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즉, 동전의 양면처럼 원자재가격 하락이 무조건 글로벌 경제나 주식시장에 부정적인 영향만을 주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최근의 조정을 중기적인 관점에서 저가매수의 기회로 활용하는 지혜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권고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최근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및 원자재가격 하락세를 자극하고 있는 요인들(유럽 재정이슈, 중국 긴축, 미국 QE2 종료 등)은 대부분 어느 정도 예상된 악재들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일부 상품 선물거래에 대한 증거금 상향, 오사마 빈 라덴의 죽음 이후 중동 및 아프리카 지역의 정정불안에 따른 유가 급등세 진정 가능성 등 매매제도나 투자심리의 변화를 통해서 원자재시장의 투기자금 유입을 제한할 수 있는 장치나 변수들이 생기고 있다고 밝혔다.

또 향후 상품가격 하락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될 경우에는 중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이 물가안정보다는 경기부양에 좀 더 무게를 둘 수 있는 여지가 생길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실적감소 우려가 높았던 제조업체들에게는 원자재가격 하락에 따른 비용감소 효과와 가계의 실질적인 소비여력 증가에 따른 실적개선 기대감을 높여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이를 감안하면 단기적으로 원자재시장과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좀 더 이어질 수는 있지만, 동전의 반대편처럼 주요 지지선인 코스피 2100선 전후에서는 변동성을 활용한 저점매수의 기회를 노리는 자세가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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