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구, 공사 때마다 꺼내 쓰는 ‘돌 은행’ 운영

석재 재활용으로 공사 당 최대 2300만원 예산 절감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는 말처럼 평상시에는 전혀 쓸모없어 보이지만, 공원조성 등 공사 때면 다시 값비싸게 거래되는 돌…

공사장에서 발생하는 석재는 대부분 폐기물로 분류돼 그 처리비용까지 지불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돌 때문에 드는 비용이 만만찮다.마포구(구청장 박홍섭)가 이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예산까지 절감할 수 있는 ‘돌은행’을 만들어 화제가 되고 있다.

‘돌은행’이 들어선 장소는 마포구 성산동 산45 일대 성산녹지 내 5000㎡ 면적의 공터. 석재를 종류별로 분류 · 보관, 마포구 성산녹지 관리사무소가 관리하고 있다.

구는 공원 · 녹지 리모델링과 주거환경개선사업을 비롯해 재건축, 재개발 같은 각종 개발사업이 진행되면 철거과정에서 생기는 석재들을 앞으로 이 곳 ‘돌은행’에 보관했다가 다른 공사에 재활용하기로 했다.
마포구가 ‘돌은행’에 보관하던 조경석 20톤을 성산동 41-3 공원의 태풍피해복구 작업에 그대로 사용했다.

마포구가 ‘돌은행’에 보관하던 조경석 20톤을 성산동 41-3 공원의 태풍피해복구 작업에 그대로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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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버려지는 돌을 모두 모으는 것은 아니다. 콘크리트, 목재 등 다른 재료에 의해 오염되지 않아 상태가 양호한 석재 중 자연석(강돌, 호박돌 등), 조경석(깬돌), 견치석(간사석), 사고석, 판석, 경관석 등만 보관한다. 이렇게 보관된 돌은 공원의 화단 조성이나 소규모 보수공사를 비롯해 대단위 공사장까지 두루 쓰이게 된다.

일반적으로 대단위 사업이 진행되면 공사 한 건 당 100~200여 톤(t)의 석재가 필요한데 이를 공원과 주택가 공사에 주로 사용하는 조경석 구입비용으로 환산해보면 1150만~2300만원 정도를 줄이는 셈이다.

또 처리 · 보관과정에서 돌이 깨져도 그대로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훼손에 의한 우려가 없다.

마포구는 실제로 양화로 버스 중앙차선공사, 합정로 서교자이 공사, 상암근린공원 보수정비공사에서 나온 조경석 20톤을 보관하였다가 성산근린공원(성산동 41-4)과 41-3 일대 태풍피해지 복구공사에 활용했다.

앞으로 공공사업장은 현장에서 재활용되지 않는 석재 중 재활용여부를 확인하여 시행자가 직접 마포구 돌은행으로 운반하며, 민간사업장의 경우에는 소유자가 석재 기증의사가 있을 경우에만 석재를 보관하게 된다.



박종일 기자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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