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위기 내비업계 '장착용' 시장에 눈 돌린다

가격↓ 성능↑ 매립 전용 제품 쏟아져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내비게이션 업체들이 앞다퉈 매립 전용(차량 장착용)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내비게이션 기능을 담은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이 출시되면서 내비게이션 업체의 설 자리가 좁아진 데다, 국내 내비게이션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판단에서다.

차량에 장착되는 매립 전용 내비게이션

차량에 장착되는 매립 전용 내비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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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1위 내비게이션 업체 팅크웨어(대표 김진범)는 매립 전용 3차원(3D)내비게이션 '아이나비 레디 R100' 등 올해 들어 3종의 매립전용 내비게이션 제품을 출시하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내비게이션 시장은 크게 거치식(애프터 마켓)과 차량에 장착하는 매립식(비포 마켓) 내비게이션으로 나뉜다. 팅크웨어는 그간 애프터 마켓을 주로 공략해왔으며, 이 시장에서 점유율 50%를 돌파하며 1위 업체로 자리매김 해왔다.

그러나 최근 내비게이션 기능을 제공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이 속속 등장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스마트폰이 내비게이션을 서서히 대체하는 데다 통신사가 내비게이션 맵을 탑재한 앱을 스마트폰, 태블릿 등 모바일 단말기에 공짜로 끼워팔면서 생존 위협까지 느끼고 있다.

이에 팅크웨어는 장착형 내비게이션 시장을 새로운 수익원으로 보고, 가격을 30만 원대까지 낮춘 매립 전용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거치형(애프터 마켓) 내비게이션의 성장성이 둔화된 데 반해 매립 전용 내비게이션 시장의 성장 잠재력은 크다고 판단해 관련 제품을 본격적으로 출시하고 있다"면서 "내비업체들은 거치형에 이어 장착형 시장에서도 입지를 넓혀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 업체인 엠앤소프트(대표 박현열)도 비포 마켓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연간 자동차 출고대수는 150만여대며, 이중 20%만이 내비게이션을 장착(비포 마켓)해 나오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엠앤소프트는 현대차 그룹 계열사라는 이점을 살려 비포 마켓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현대·기아차는 전체 출고되는 차량의 약 25% 정도가 내비게이션을 장착(비포마켓)해 나오며, 이 차량에 장착되는 전자지도는 전량 엠앤소프트가 공급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연간 자동차 출고대수는 우리나라 연간 자동차 출고대수 150만여대의 80% 정도로 압도적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비포 마켓용 내비게이션 총 판매대수는 25만대로 전체 20%를 차지했으며, 향후 2~3년내에 전체 30%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엠앤소프트 관계자는 "몇 해전에는 매립 전용 내비게이션의 가격이 수백만원에 달하는 데다 고급 사양의 제품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 가격도 100만원 이하로 대폭 인하되고 탑재 차종도 확대되면서 비포 마켓 성장세가 무섭다"고 말했다.

또 다른 내비게이션 업계 관계자는 "장착형 내비게이션은 거치형 내비게이션과 달리 운전할 때 시야를 가리는 불편함이 없어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저렴한 가격의 매립형 제품이 쏟아지면서 스마트폰과 달리 고유 내비게이션 기능을 찾는 운전자들의 수요도 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소정 기자 s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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