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안방극장, 氣센 여인들에게 점령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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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하반기 안방극장은 바야흐로 신(新) 여인천하다.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기 센 여인들이 드라마를 장악하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확 끌어당기고 있다.

SBS 수목드라마 '대물'의 고현정과 MBC 주말극 '욕망의 불꽃'의 신은경, 오는 18일 첫 방송되는 MBC 새 월화드라마 '역전의 여왕'의 김남주가 그 주인공이다.이들은 때로는 권위의식에 사로잡힌 남자와 부조리한 사회에 대항하는 여성 대통령(고현정)으로, 때로는 자신의 욕망과 성공을 위해 남자들을 수단으로 이용하는 독한 재벌가 며느리(신은경)로 분하면서 안방극장 여성시대를 주도하고 있다.

안방극장이 지난해 말부터 올 상반기까지는 '아이리스'와 '추노' '제빵왕 김탁구'로 이어지는 남자 드라마 일색이었다면 하반기는 확실한 여성 상위 시대가 됐다.

고현정은 '대물'에서 평범한 방송국 아나운서였다가 남편이 아프간에서 피랍된 후 정부의 방관 속에 죽음에 이르자 부조리한 사회를 향해 목소리를 높이는 서혜림으로 분한다. 2부까지 방송분에서는 방송국에 고소를 당한 뒤 검찰청에서 청소를 하며 사회봉사명령을 수행하고 있지만 곧 정치 입문 제의를 받게 된다.고현정은 특히 7일 방송된 2회분에서 국회의사당 앞에서 국민을 지켜주지 못한 정부와 국회에 항의하며 1인시위 하면서 오열하는 모습, 라디오 방송 도중 현 정부를 날카롭게 비판하는 모습 등으로 '강한 여성'의 전형을 보여줬다.

신은경은 드라마 '욕망의 불꽃'에서 고현정의 카리스마를 뛰어넘는다. 가난한 어부의 딸이지만 재벌가 며느리가 되겠다는 꿈을 버리지 않았고 마침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재벌 2세와 결혼에 성공, 더 큰 욕망을 향해 달려드는 윤나영 역을 맡았다.

신은경은 드라마에서 임신과 낙태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친언니를 사모하는 준구(조진웅 분)에게 언니를 가지라는 말을 서슴지 않는 등 욕망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나영을 100% 소화하며 연기력을 폭발하고 있다.

김남주는 '역전의 여왕'에서 이들보다는 강도가 낮지만 직장에서 해고된 남편을 위해 꿋꿋하게 일어서는 강한 아내의 전형을 보여줄 예정이다. 결혼과 현모양처가 꿈인 골드미스에서 생존을 위해 강하게 일어서는 황태희로 분한다.

올해 상반기에 보기 어려웠던 강한 여인들이 내공 충만한 연기력과 완벽한 캐릭터 소화로 무장, 드라마의 재미를 더하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 anju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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