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 은행·금융지주 외국인 배당금 5조8000억원"

[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외환위기 이후 2000∼2010년까지 7대 시중은행 및 금융지주회사의 외국인 배당금 총액이 약 5조80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 규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유원일 창조한국당 의원은 1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입수한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외국인 배당금 총액은 총배당액 13조8460억원의 41.9%에 이르렀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자료에 따르면 자기자본 1위인 국민은행 및 KB금융지주의 외국인 배당액이 약2조40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신한은행 및 신한금융지주가 1조1498억원으로 2위를 기록했고 2003년 사모펀드 론스타에 인수되면서 헐값매각 논란으로 물의를 빚었던 외환은행은 2006∼2009 4년동안에만 외국인에게 무려 1조1000억원을 배당해 3위를 차지했다.

이어 하나은행 및 하나금융지주가 6816억원으로 4위, 외국인 지분율이 99.9%인 한국씨티은행이 2487억원을 배당해 5위, 외국인 지분율이 낮은 우리은행과 우리금융지주는 1412억원을 외국인에게 배당해 6위였다. 외국인 지분율이 100%인 SC제일은행은 지난해 SC제일금융지주를 설립하면서 지주회사에 2500억원을 배당했다.

유 의원은 "외환은행 사례에서 보듯이, IMF 외환위기 이후 외국계 자본이 시중은행을 장악하면서 총배당액의 41.9%를 가져갈 정도로 국부유출이 심각하다"며 "국부유출을 막고 금융안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고액배당, 먹튀행각을 보이는 투기자본을 규제하고 금융과세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유 의원은 시중은행 외에 금융지주회사의 외국인 배당액을 함께 분석하는 이유와 관련, 몇 년 전부터 금융지주회사가 시중은행의 지분을 100% 확보하면서 시중은행에 외국인 지분율이라는 개념이 사라지고 있다며 외국인들은 시중은행 대신 금융지주회사의 지분을 갖고 금융지주회사에서 배당금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성곤 기자 skz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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