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영홀딩스, 급등세 언제까지

지난해 국민 테마주로 등극한 삼천리자전거 조차 명함도 못내밀 급등세

[아시아경제 박형수 기자]삼영홀딩스가 최근 이틀간의 급락세를 뒤로한 채 5%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제4이동통신사 출범이라는 호재 덕분이라고는 하지만 지난 6월 15일부터 지난 2일 사상최고라를 경신할 때까지 보여준 급등세는 경이로운 수준이다.

한달 보름 사이 삼영홀딩스 주가는 800%가 넘는 상승세를 기록했다. 총 35거래일 가운데 가격 제한폭까지 치솟은 날만 14거래일에 달한다. 국내 증시에서 제4이통사 관련주가 주목받은 것은 지난 6월11일 방송통신위원회에 한국모바일인터넷( KMI)이 와이브로 서비스 허가 신청을 접수할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삼성전자가 KMI 초기 자본금 4100억원 가운데 9% 정도를 현물로 출자한다고 밝히면서 각종 수혜주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특히 삼영홀딩스는 제4이통사 초기자본금의 19.5% 해당하는 800억원을 투자했다 소식과 함께 제4이통사 테마 대장주로 굳건한 자리를 지켰다.

이같은 급등세는 지난해 국민 테마주로 등극한 삼천리자전거 상승세 조차도 애들 장난으로 느껴질 정도다.
삼천리자전거는 지난해 4월20일 이명박 대통령이 인터넷 및 라디오 정례연설에서 "자전거는 녹색성장의 동반자"라며 자전거 예찬론을 펼친 이후 급등 랠리를 펼쳤다.
정부가 자전거 타기 활성화를 위해 각종 정책을 쏟아내면서 단기 테마로 끝날 줄 알았던 자전거 테마는 한달 이상 코스닥 시장 주요 테마로 주목 받았다. 삼천리자전거가 국내 생산 공장 설립을 위한 유상증자를 결정한 뒤에야 주가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파루도 지난해 신종플루 확산에 따른 손세정제 매출 증가 기대로 급등하다가 유증 소식에 급락하기도 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유증 결정으로 인한 주가 희석 우려가 급락의 직접적인 원인일 수도 있지만 시장이 공통적으로 감지한 매도 신호로 비춰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증시에서 급등 종목이 나올 수 있는 것은 내가 산 뒤에도 다른 사람이 더 높은 가격에 사줄 거라는 확신이 들기 때문인데 유증 결의가 나오면 신주 발행가가 현주가 대비 할인되기 때문에 더 이상 장내매수 프리미엄이 사라진다.

때문에 유증 공시 이후 투매 현상이 나타나고 손절매 물량까지 이어지면서 급락세가 나타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삼천리자전거 지난해 주가 그래프를 살펴보면 급등 종목 주가가 어떤 흐름을 보이는지 알 수 있다.

삼영홀딩스 역시 제4이통사 설립을 위해서는 어떤 방식으로든 자금 조달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KMI는 방송통신위원회에 와이브로 서비스 허가 신청을 접수하면서 자금 조달에 대한 계획을 일부 공개했다. 3개월 내로 자본금을 7500억원으로 증자하고 늦어도 내년 초까지 외국자본으로 부터 1조2000억원 정도를 추가 유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알려진 KMI 주주구성은 삼영홀딩스가 800억원을 투자하고 삼성전자가 9% 정도인 400억원을 현물출자, 일부 국산 중계기 및 계측기 업체, 그리고 개인 주주들이 참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과 KT 등 이미 통신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기존 통신사들과 경쟁을 하면서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초기 투자가 어마어마한 규모로 이뤄져야 할 수밖에 없는 만큼 자금 조달은 필연적일 것으로 보인다.

삼영홀딩스는 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 주력사업으로 진행했으나 지난해 경기 침체로 기업들의 IT 투자가 줄거나 연기되면서 매출액이 61억1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0.1% 감소했으며 영업익도 2년 연속 적자에 빠졌다.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제4이통사 운영방안과 삼영홀딩스의 자금 조달 방식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투자여부 결정은 좀 더 신중해야 할 것이라고 증시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박형수 기자 park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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