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잇는 코스닥 퇴출.. 예외없는 거래소 퇴출의지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한국거래소(KRX)가 자본잠식, 대표이사 횡령 등 부침이 심했던 상장사에 대해 속속 퇴출을 통보해 관련 기업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특히 전 대표이사의 1172억원대 횡령혐의로 몸살을 앓았던 코스닥 상장사 액티투오 에스씨디가 실질심사 통보 20여일만에 한국거래소로 부터 실질심사 결과 상장폐지기준에 해당한다는 통보를 받으면서 긴장감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시장본부는 지난 8일 액티투오에스씨디에 대해 상장폐지 실질심사위원회 심의결과 기업의 계속성 및경영의 투명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장폐지기준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상장폐지관련 통보일을 기준으로 7일 이내에 심의결과에 대해 이의신청을 제기하지 않으면 상장폐지 절차가 진행되게 된다.

이에 앞서 코스닥 시장본부는 지난 4일에도 박성훈 전 액티투오 대표이사의 횡령혐의와 관련됐던 엔티피아에 대해서도 상장폐지기준에 해당한다고 통보한 바 있다.

박성훈 전 액티투오 대표이사는 지난 4월7일 1100억원 대의 회삿돈을 가로채 인수합병을 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로 구속됐다. 당시 검찰은 박 씨가 2008년 무선통신장비업체 등 중견기업 3곳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1172억원을 빼돌려 인수합병을 반복한 혐의를 받았다고 밝혔다. 합병 전 주식을 헐값에 매입해 호재를 이용해 비싸게 파는 수법 등으로 200억여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도 함께 적용됐다.

액티투오는 2년만에 손실이 10배 이상 증가하는 등 재무건전성이 심각했던 기업이었다. 1172억원대 횡령혐의로 박 대표가 검찰 구속된 것과 관련해 외부 감사를 맡았던 회계법인의 도덕성 논란이 들끓기도 했다. 결국 액티투오의 외부감사를 담당한 회계법인은 소속 본부가 분리되고 일부 회계사들이 회사를 떠나는 부침을 겪은 끝에 법인명을 바꾸고 영업을 재개해야 했다.

이후 액티투오는 회사의 회생을 위해 새로운 이사후보자를 선임하고 주주총회소집을 결의했으나 여의치 않았다. 지난 1일 이사후보자가 사임하고 오는 17일 예정됐던 주주총회마저 연기해야 했던 것. 회사는 주주총회를 25일로 재차 연기했으나 이사 및 감사 후보자가 없을 경우 이마저도 제대로 개최될지 불투명한 상태다.

한편 올들어 한국거래소가 상장폐지실질심사절차를 거쳐 퇴출시킨 기업의 수는 이미 지난해 수준을 넘어섰다. 이번달 들어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한다고 통보한 건수만 8개사에 달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국거래소가 시장건전성을 위한 퇴출의지가 지난해 보다도 더 강해진 것으로 보인다"며 "코스닥 시장의 경우 문제가 되는 기업을 속속 퇴출시킨다면 장기적으로 긍정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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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영 기자 cy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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