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I그룹 "한기투, 1조원 규모로 키울 것"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오늘 이 자리는 지난 6개월 간 직접경영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있었던 오해와 진실을 밝히는 자리입니다. 어려움 끝에 경영체제가 확립된 만큼 앞으로는 세계적 창업투자회사로 키우는 데 주력하겠습니다."

다카하시 요시미 한국기술투자(KTIC) 대표는 오늘(26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다카하시 대표가 속한 SBI코리아홀딩스는 그동안 서갑수 전 KTIC 대표 측과 경영권 분쟁을 벌여왔다. 서 전 대표는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다카하시 대표는 지난 18일 열렸던 KTIC 임시주주총회에서 참석 주주 82% 이상의 지지로 새로운 경영진에 올라서며 오랜 분쟁의 막을 내렸다.

"지난해 KTIC를 보며 빨리 새로운 경영진이 구축되지 않으면 그룹 전체가 망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SBI는 경영권 교체 과정에서 서 전 회장 측과 다섯 건의 소송을 치렀다. 결과는 모두 SBI의 승소였다. 일간에서 일고 있는 소위 '먹튀' 의혹에 대해서도 다카하시 대표는 입을 열었다. 그는 "론스타 사건을 계기로 외국회사는 먹튀라는 인식이 생긴 것 같다"며 "지금까지 투자한 600억원을 포함, 총 1000억원 가량을 투자해 5년 내 1조원 규모로 키울 계획이다. 먹튀로 몰아가는 것은 억울하다"고 했다.

SBI에게 남겨진 과제는 가볍지 않다. 얼마 전 공시를 통해 드러난 KTIC의 당기순손실은 약 850억원. 다카하시 대표는 "적자 규모가 적지 않지만 KTIC는 3000억원 이상 규모의 펀드를 운영 중"이라며 "아직 재무구조는 그렇게 나쁜 편이 아니다"고 말했다.

다음 주에 출범할 스팩(SPC, 기업인수목적회사)을 통해 경영정상화의 첫 발을 내디딘다는 구상도 밝혔다. 다카하시 대표는 "올해 상반기 중 5~6개의 스팩펀드를 선보일 예정"이라며 "증권사 등로부터 공동투자 요청을 많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창투사와 차별화를 하기 위해 SBI의 세계적 네트워크를 활용할 것"이라며 "고객망을 넓히고 새로운 비즈니스를 발굴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SBI코리아홀딩스가 속한 SBI그룹은 1999년 설립된 일본 최대 금융그룹이다. SBI코리아홀딩스는 2008년 KTIC에 250억원을 출자, 65% 지분을 획득하며 1대 주주로 올라선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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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종 기자 hanar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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